[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명태균 게이트' 핵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 전담 수사팀은 3일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그해 8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정치자금 총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다. 당초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정치자금을 7620만 6000원으로 특정했으나 기소 단계에서 자금 규모가 늘어났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또 2022년 6월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2명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각각 1억 2000만원씩, 합계 2억 4000만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명씨 및 김 전 의원과 함께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 김태열씨와, 명씨 등에게 공천헌금을 건넨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자 배모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이모씨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아울러 명씨에 대해 증거은닉 교사를 추가했다. 2024년 9월쯤 처남에게 형사사건 증거물인 휴대전화 3대(일명 '황금폰')와 USB 메모리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검찰은 명씨, 김 전 의원 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가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 전 의원의 전 회계 책임자 강혜경씨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명씨는 이날 구속기소를 몇시간 앞두고 돌연 "이번 검찰의 기소 행태를 보고 '특검만이 나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특검을 요구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언론에 전한 입장문에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돈들이 강혜경,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로 흘러갔고, 그 돈들이 그들의 사익을 위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가 명태균이라는 증거를 단 1%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태균을 기소하여 공천 대가 뒷돈이나 받아먹는 잡범으로 만들어 꼬리 자르기에 들어갔다"면서 "다섯 살짜리 어린 딸 황금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아니더라도 부끄러운 아버지는 될 수 없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특검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 제보자인 강씨 역시 변호인단을 통해 "김 전 소장을 제외한 피의자들이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서 진실에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명태균의 여론조사 및 여론조사 조작을 통한 선거/경선 조작"이라며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관여된 많은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따라야만 이 사건의 실체에 닿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추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20대 대선 국면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한 경선·본선 여론조작 및 대가관계 △창원 제2 국가산단 부지 선정 비선 개입 등 이번 게이트 본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갈 방침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