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아들 폭행해 죽인 아버지, 2년 전엔 딸도 박스에 버려 유기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과거 첫째 딸 역시 유기한 사실이 드러나 추가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부장판사 목명균)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내 B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도 명령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7월 27일 부산에서 딸을 출산한 뒤 이틀 후 서울의 한 교회 베이비박스에 딸을 몰래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과거 딸을 임신했을 당시, 자녀가 태어나더라도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제대로 양육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으며 베이비박스 관련 인터넷 기사를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에는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 뇌출혈로 그를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5년 혼인신고를 했으며 원룸에서 컴퓨터 여러 대로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채굴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생계를 영위해 왔다.

그러나 대출금을 못 갚아 채권 추심업체로부터 강제집행 신청을 받았으며 휴대전화나 가스 요금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의 병원비 부담과 함께 육아로 인해 온라인게임 아이템 채굴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수입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A씨는 평소 아들의 온몸을 수건으로 묶어 멍이 들거나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범행으로 처벌받기 이전에 B씨와 공모해 첫째 딸을 유기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남편 권유로 아내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남편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아동학대치사죄 판결과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유기된 피해 아동이 현재 입양돼 잘 지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