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시장 다변화로 트럼프 무차별 관세 대응해야"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트럼프 제2기 행정부가 동맹이나 비동맹을 구분하지 않고 대미 무역흑자국에 무차별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7일 상의회관에서 개최된 '제29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에서 '미 대선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트럼프 2.0 행정부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로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관세율을 부과하는'상호무역법'제정을 통해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동맹, 비동맹 구분 없이 대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무차별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 교수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세금과 규제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의 대미 투자 법인은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데,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의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트럼프의 압승은 한국 경제에 큰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사상 최대 대미 무역 흑자 기록을 매년 경신한 한국이 트럼프 2기 시대에 순항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치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대중 무역 적자는 고착화되고,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안미경미(安美經美)로 자유민주 국제진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하게 되면서 글로벌 정세와 통상 질서의 커다란 판도 변화를 마주하게 되었다"며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변화를 기회 삼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국제 정세 변화와 통상 리스크에 대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종태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이사 회장, 김현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 등 중견기업 대표 및 임원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