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결정한 국정 쇄신안인 '특별감찰관'의 국회 추천 절차가 답보 상태다. 특검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최종 무산 될 경우에는 한 대표가 부메랑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양당 상황을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특별감찰관 국회 추천 절차를 아직 개시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을 당론으로 결정한지 일주일 째다.
지난 18일 추경호·박찬대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 등 대통령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위 행위에 대한 감찰을 담당한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국회는 변호사자격증이 있는 법조인 중 15년 이상 재직한 후보자 3명을 본회의 의결을 통해 대통령에게 서면 추천하고,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최종 후보자로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의사를 밝혔고, 의원총회를 통해 '조건 없는 추천'을 당론으로 결정한 만큼, 하루빨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18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한 국회 추천 절차 개시를 조건 없이 제안한다"며 "필요할 때 민주당이 입장을 별도로 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마뜩잖아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추 원내대표 발언이 있은 직후 기자들에게 "특별감찰관은 특검과 맞물려있는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이 여당이) 특검을 거부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이라면, 이에 대해 우리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필요한 시점에서, 여당이 수사권·기소권이 없는 '특별감찰관'으로 특검 추진을 무마시키려 한다는 지적이다.
양당의 평행선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지난 15일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확정으로 '당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만큼, 민주당이 '자당 몫 특별감찰관 추천'으로 '김 여사 리스크'에 휩싸인 여당에 숨통을 열어줄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추 원내대표가 제안을 했고, 당은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오는 25일 이 대표 위증교사 선고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당장 답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만약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에 최종 협조하지 않을 경우,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쇄신 성과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한 대표는 현재 전당대회 당시 약속한 '제3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시점에서 김 여사 특검으로도 치고 나가지 못하고, 여기에 특별감찰관까지 무산된다면 국민 눈에는 한 대표의 한계가 명확히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친한계 핵심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만약 특별감찰관을 못 하게 되더라도, 민주당이 호응을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은 이미 (한 대표 요구가) 관철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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