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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농성 사흘째…"학교 책임" vs "수업권 침해" 엇갈린 반응 [현장]


11일부터 점거 농성…'깔린 점퍼'·'범벅 흉상' 여전
일부 학생·교직원과 대립…학교 측 "엄중한 책임 묻겠다"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학생들이 교내 점거 농성을 지난 11일부터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학교 측이 시위를 '폭력 사태'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으나 시위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주차장 입구가 학생들이 설치한 집기·현수막 등으로 막혀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13일 동덕여대 정문에는 여전히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내용의 피켓, 대자보들이 붙어 있다. 피켓 등에는 '공학 전환 결사 반대' '학생 잊은 동덕 각성하라' '민주동덕 지켜내자' 등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학교 내부에 있는 동덕여대 창립자 조동식씨 흉상에도 여전히 페인트와 달걀, 밀가루로 범벅이 된 모습이었다. 본관 앞에는 동덕여대는 물론 이화여대·서울여대의 학과 점퍼가 함께 깔렸다.

재학생 A씨는 "(항의 시위를) 비단 동덕여대만의 사태가 아닌 여대 모두의 사태로 생각하는 (다른 여대) 분들이 많다"며 교내 항의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목적으로 동덕여대와 다른 여대의 학교 점퍼들이 놓여져 있다. [영상=설재윤 기자]

현재 교내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학생들은 학교 측이 여전히 학생과의 소통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 B씨는 "시위(농성)가 시작된 이후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약속됐던 면담에 불참하는 등 불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학교 측이 (시작부터) 저희와 함께 논의했다면 이런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씨는 "재학생 전체가 아닌 대표자들에게만이라도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최근이 아니라 학교의 계속된 불통이 누적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학내 시위·점거 농성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일부 재학생의 의견도 확인됐다. 재학생 D씨는 "학기 중인데 (남녀공학 전환) 찬반을 떠나 등록금을 낸 학생으로서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며 "(농성 중인 학생들이) 학교를 점거해 수업에 참여하려는 재학생을 쫓아내는 등 정당한 의사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13일 오전 동덕여대 창립자 조동식씨의 흉상이 밀가루, 달걀, 페인트로 범벅이 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전날(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농성에 참여한 학생들이 연구실에 들어가려는 교수, 교직원 등을 내쫓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돌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아직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문제(공학 전환)가 학생들의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며 시위·농성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학 전환과 관련해서는 향후 학생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과 다시 논의하겠다고도 해명했다.

재학생 E씨는 김 총장의 입장과 관련해 "아직도 사태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돌리려고 한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부족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동덕여대에서 시작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는 성신여대 등 기타 여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에 있는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성신여대를 비롯해 모두 7곳이다(전문대 제외). 상명대는 1937년 설립 당시 여대였으나 지난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됐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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