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명태균씨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전당대회에 개입해 자신이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대 당시 경쟁자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증세"라며 의혹에 선을 그은 뒤 역공을 폈다.
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씨의 말대로 20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라고 썼다. 그는 "오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퍼센트로 진행됐다"며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삽입하기는 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것을 모두 조항에 언급하지도 않은 여론조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 압도적 1위 였던 본인이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라며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있는 1위였는데, 명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고 언급했다.
나 의원은 이와 관련 "참 기이한 일이다.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당대회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라며 "2021년 5월22일 여론조사는 응답률 3.3%인데 단 1시간50분만에 표집되었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씨가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명씨와 본인 간 관련성에 대해 "명씨의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씨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그 때문에 이번 전대를 앞두고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상황 점검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 의원은 지난 7.23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번 전대도 재밌는 현상이 있었다. 느닷없는 새로운 당원들의 유입"이라며 "한동훈 캠프와 원희룡 캠프가 물리적 충돌을 한 충남 전당대회장에 '깨어있는 시민연대' 대표 이민구씨가 특정 후보 지지자들과 현장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조사해보니 '깨어있는 시민연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였으나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고 국민의힘에 지난 5월 입당까지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생각이 바뀌어 우리 가치를 지지해준다면 고마울 따름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전당대회마다 발생하는 음모, 시나리오, 편법은 나도 사절이다. 이번 전당대회와 같은 대표, 최고위원 후보간 짝짓기 원팀도 다음에는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난 전대 경쟁자였던 이 의원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의원이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지적할 수 없으니 피상적 내용만 열거하며 변죽을 울리고 있다"며 "그 때 조사결과만 봐도 제가 1등 하는 조사가 수두룩했고, 전당대회 기간 동안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론자의 말로는 익숙하다. 멀리 안나간다"고 맹공했다.
공방은 계속됐다. 나 의원은 이 의원의 반박 직후 재차 글을 올려 "이 의원이 라디오에서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라고 한 바 있다"며 이 의원이 명씨 여론조사에 대한 본인의 의혹 제기를 부정선거론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거론하는 것"이라며 "1시간50분, 단 몇 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비율, 3%내외 응답률 등을 확인해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을 향해 "명씨와 미리 여론조사 얘기를 나눈 적이 진짜 없냐"며 "그럼 새벽에 (칠불사에서) 홍매화는 왜 심은 것이냐"고 그를 직격했다.
이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 의원을 향해 "그러니까 몇월 몇일 어떤 조사가 잘못됐고, 어떤 조사를 누가 왜 했다는지 말씀하시면 된다"며 "선거에 지고 떼 쓰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부정선거론자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 나 의원에게 "명 사장을 만나 본인이 한 이야기나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언론에 만난 적 없다고 거짓말 하다 정정하지 않았느냐. 그저 추하다"고 비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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