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키크는 주사' 라고 맞았는데"…부작용 3배 급증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일명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불필요한 처방과 사용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발생한 건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고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2019년에는 436건에 그쳤던 이상 사례 보고 건수가 2020년 660건, 2021년 1189건, 2022년 1603건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1626건으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 전신 장애 및 투여 부위 병태(주사 부위 통증, 주사 부위 출혈, 주사 부위 타박상 등) ▲ 감염 및 기생충 감염(바이러스 감염, 비인두염, 인플루엔자, COVID-19 등) ▲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두드러기, 발진, 가려움증, 홍반 등) ▲ 각종 신경계 장애(두통, 어지러움, 졸림, 감각 저하 등) 등이이 있다.

특히 중대 이상 사례 보고도 크게 늘었다.

자주 보고된 중대 이상 사례는 ▲ 감염 및 기생충 감염(폐렴, 인두 편도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등) ▲ 각종 신경계 장애(발작, 실신, 어지러움, 두개 내압 증가 등) ▲ 전신 장애 및 투여 부위 병태(상태 악화, 발열) ▲ 근골격 및 결합 조직 장애(손 변형, 척추측만증, 골단 분리, 사지 비대칭, 골 괴사) 등이었다.

중대 이상 사례 보고 건수는 2023년에는 113건으로 2019년(33건)과 비교해서 약 3배로 증가했다.

올해에도 6월까지 중대 이상 사례 보고 건수는 벌써 81건으로, 이미 지난해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성장호르몬 주사 이상 사례가 늘어난 것은 처방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제 처방 현황을 들여다보면, 2022년 19만1건에서 2023년 24만7541건으로 늘었다. 2024년 들어서도 6월 기준 12만4997건에 달했다.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쓰는 치료제라며,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에게 투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만 식약처는 이런 부작용이 성장호르몬 주사제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진숙 의원은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부작용이 증가한 이유가 무엇인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터너증후군이나 성장호르몬 결핍 및 저신장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성장호르몬 제제를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 투여하면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 제제가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져 불필요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