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정부가 내년에 복귀하기로 하는 의대생에 한해 제한적으로 휴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서울대 의대가 학생들의 무더기 유급을 막고자 집단 휴학을 승인하며 독자 행동에 나선 여파로 다른 대학들이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로 풀이된다.
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번 비상 대책은 지난 2월부터 지속된 의대생들의 수업거부로 차질을 빚고 있는 의대 학사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대학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의대생들이 최대한 복귀할 수 있도록 복귀 시한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집단행동 강요나 온라인 명단 공개 같은 학습권 침해 사례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한다.
복귀 시한까지 돌아오지 않은 의대생에 대해선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휴학을 승인한다.
올해 1·2학기에 이어 내년 1학기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또는 제적 처리될 수 있다. 입영, 질병, 출산·육아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총장의 허가를 받아 휴학 연장이나 추가 휴학 신청이 가능하다. 개별 상담을 통해 설득을 해도 복귀 의사가 없는 의대생에게 휴학사유가 동맹휴학이 아님을 확인하고, 내년도 복귀 의사와 증빙 자료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학칙에 따른 휴학 사유를 소명하지 못할 경우 휴학 대상이 아니게 된다.
대학은 2024년도 휴학 승인 시 2024·2025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수립해 교육부로 제출해야 한다. 2024학년도 정상 이수 학생과 복귀학생에 대해서는 학습권이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한다.
2025학년도에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강신청과 분반 우선권을 부여한다. 집단행동 강요행위 등으로부터의 보호 조치 등 별도 방안도 마련하고, 2024년 정상 이수 학생과 2학기 복귀 학생 등의 학습권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교육을 지원한다.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은 협력해 고충 상담과 함께 이른바 '족보'로 불리는 학습지원자료를 공유·지원하는 '의대교육지원센터(가칭)'도 만든다.
의대생 '동맹휴학'이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정부는 의료인 양성 관련 모집단위의 경우 대학이 교육의 질과 여건 등을 고려해 휴학과 복학 규모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학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우선 학기(학년도)별 교육 여건,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 대학 전체의 인적·물적 자원 활용 등을 고려한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학칙에 반영하고, 이 범위를 넘어서서 학사가 운영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또 2개 학기를 초과해서 연속적으로 휴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해 의료인력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고한다.
교육받기 어려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총장의 허가를 받아 휴학 연장 또는 추가 휴학 신청이 가능하게 하는 등 보완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
의료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대학과 협력해 교육과정을 단축·탄력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예컨대 현재 예과 2년·본과 4년 등 총 6년인 교육과정을 5년으로 줄여 올해 의정 갈등의 여파가 추후 배출될 의료인력 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의사 국가시험·전공의 선발 시기 유연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제도 개선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화한 후 하반기 중 개정해 2025학년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대학이 이 시기에 (학생) 복귀를 위한 마지막 노력을 최대한 해주길 바란다"며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고 복귀시키겠다는 큰 방향에서 대책을 내놨다"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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