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모여 "정부가 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과대학교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과대학 교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의대를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이제는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정부는 의과대학을 말살할 것이 아니라 교육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국회를 향해 "곧 시작되는 국감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대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달라"며 "정부의 의평원 말살 시도에 대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유행에도 의료계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했고, 우리나라의 방역 사례는 전 세계 모범이 됐지만, 정부는 2024년 2월 6일 일방적인 의대 입학정원 증원으로 보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정갈등) 8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는 2천명이라는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의 의대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한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안 의원은 "의평원 인증 평가를 무력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결과로 자격이 부족한 학생들이 의사 면허를 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못 하면 이는 의료개혁의 선후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을 정상화하려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어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들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됐다"며 "그러더니 이제는 의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의평원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반드시 이번 국감 등을 통해 의평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막아내고 교육이 보다 정상화되고 질 높은 수준으로 담보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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