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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가격제 논란…"생존 위해 불가피" vs "고객에 떠넘기는 행위"


배달주문 늘며 식품업계 이중가격 속속 도입…"수지 맞추기 위한 고육책"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소비자는 볼멘소리…"생활상 실질적 부담 작용"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매장 메뉴보다 배달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두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비자들의 입장차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들은 배달 수수료 압박이 너무 커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실상 배달 수수료 비용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음식배달 종사자들이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음식배달 종사자들이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을 권고하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중가격제는 같은 메뉴라도 매장에서 팔 때보다 배달할 때 요금을 더 받는 것을 뜻한다. 프랜차이즈들은 배달앱들이 수수료를 과도하게 올린 탓에,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하려면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노브랜드 버거는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300~600원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노브랜드 버거 관계자는 "각 가맹점에 부과되는 배달 수수료 부담이 늘었다. 상생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 버거 외에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이미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상태다. 롯데리아는 지난 9월 24일부터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서비스 가격을 분리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 배달 서비스의 제품 가격은 단품 메뉴 기준 700~800원, 세트 메뉴 기준 1300원 비싸진다. 맥도날드도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빅맥세트를 배달할 경우 매장보다 1300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버거킹, KFC, 파파이스 등도 배달앱과 매장 메뉴 사이에 가격 차등을 뒀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도 배달앱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0원으로 설정했다. 매장보다 500원 비싸다.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도 10월 1일부터 이중가격제를 도입한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앱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을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장사하면서 가격을 올리고 싶은 사장님은 아무도 없다. 버티고 버티다 먹고 살 수가 없어 나온 것이 이중가격제다. 배달 수수료를 무료라 하면서 가맹점에게 부담을 전가시킨 배달앱이 문제다. 일종의 기망행위"라고 주장했다.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의민족을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전다윗 기자]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의민족을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전다윗 기자]

반면 소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결국 오른 가격을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음식업체들의 배달용 음식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더 큰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입점 업체들의 수수료 인하로 통 큰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음식업체 또한 단기적 이익을 위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중가격제가 반드시 필요할 것인지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배달 서비스 이용 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음식 가격, 배달비 세부 내역 등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해 소비자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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