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놓고 금융감독원장이 경쟁 과열을 경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시장질서교란행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 차원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당시 공개매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경쟁이 격화되자 감독당국이 시장질서 교란 행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부원장 회의에서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장이 공개매수와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개매수제도는 공개매수 신청자의 공개매수 신고서 자체의 흠결 여부를 제외하면 감독당국이 관여할 소지가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원장은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공개매수 그 자체보다는 공개매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작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간의 경쟁 사례를 주목한다. 당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고려아연 지분 경쟁도 작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못지 않게 치열해지고 있는데,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가 상향 조정에 이어 고려아연의 반격을 앞두고 경고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직접적인 메시지에 고려아연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마감일이 오는 10월 4일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2일이나 4일 개장 전까지 공개매수를 위한 전략을 발표해야만 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뚜렷한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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