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AI(인공지능)에 거품이 있는지 없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AI가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를 바꾸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지난 6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퀄컴 AI 미디어 브리핑에서 두르가 말라디(Durga Malladi) 퀄컴 테크날러지 수석 부사장 겸 기술 기획 및 엣지 솔루션 부문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 불어닥친 'AI 거품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월가에서 제기된 거품론과는 별개로, AI에 기반한 UI의 변화는 더 확산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두르가 말라디 수석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2007년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손으로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는 게 15년간 이어졌다. 이처럼 생성형 AI와 보이스 어시스턴트는 더 강화되며 음성이 인터페이스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에서부터 PC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개드는 'AI 회의론'…말라디 "AI가 불러올 경제적 변화 엄청날 것"
앞서 미국 실리콘밸리 대형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캐피털은 보고서를 통해 AI에 투자되는 자금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6000억 달러의 매출이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AI 회의론이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이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도 직격타를 날렸다.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다.
이와 대조적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퀄컴도 이 중 하나다. 퀄컴은 최근 새로운 PC용 AI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X 플러스 8 코어를 발표하기도 했다. 모바일 칩을 주로 만들어왔던 퀄컴은 PC 시장으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말라디 수석부사장은 AI의 경제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AI 미디어 브리핑 발표에서 "맥킨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가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화 2.6조~4.4조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영국 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AI가 불러올 경제적 변화의 엄청난 잠재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AI에 초점을 맞춘 디바이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말라디 수석부사장은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기술이 진화함에 따라 퀄컴도 지속적으로 변화를 함께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가 AI에 맞춰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잠재력 높지만 과제도 수반…'온디바이스 AI' 중요성 강조
말라디 수석부사장은 AI에 대해 "엄청난 잠재력과 동시에 과제를 수반한다"고 했다. 그는 "로이터가 2023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 추론을 클라우드상에서만 수행했을 때의 비용은 기존 대비 10배 수준으로 높다"며 "음성,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 멀티 모달리티를 활용하기 때문에 클라우드에서만 AI를 실행한다면 확장이 어렵다"고 했다.
수석부사장은 이를 해결할 해법이 생성형 AI를 여러 지점으로 분산시키는 '분산형 AI'라고 말했다. 그 첫 번째가 온디바이스 AI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를 통한 방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는 중앙 집중화된 클라우드의 역할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수석부사장은 "(클라우드가) 훨씬 더 거대한 모델을 활용할 수 있고, 모든 학습도 클라우드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저사양 디바이스 사용 시에도 프로세싱을 클라우드에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때문에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는 서로에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온디바이스 AI 사용이 가능하다면 온디바이스로, 불가능하다면 클라우드에서 실행하는 형식"이라고 답했다.
이날 수석부사장은 양자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압축과 양자화의 수요와 필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 70, 80억 개 정도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들은 플로트16(Float16) 모드이기 때문에 용량이 16기가바이트에 달한다"며 "퀄컴은 인트4 또는 그 이하 모드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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