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 가해자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죄질이나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형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1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4부(부장 김은미)는 30일 "상습으로 허위영상물을 제작, 반포한 피고인에 대해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허위영상물을 상습으로 제작해 적극 유포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고 사회적 인격살인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선고형이 지나치게 낮아 죄질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 N번방 사건' 가해자 박모씨는 주범 박모(40)·강모(31)씨와 함께 2020년 7월부터 올해까지 4년간 여성 수십명 사진으로 딥페이크(허위영상물)를 419개 제작하고 1700개를 유포한 혐의다. 박씨가 서울대생은 아니지만, 주범들이 서울대 출신이어서 '서울대 N번방 사건'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총 5명이며, 모두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1심 판결을 받은 박씨는 범행 이유로 "스트레스 풀이 차원"이라고 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신상정보 5년 공개와 아동·청소년·장애인기관 취업 제한도 아울러 명령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 등을 적용하면 박씨는 법정형 징역 7년6개월에 경함범 가중으로 최대 11년 3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허위 영상물 내용은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며 "익명성과 편의성을 악용해 피해자의 인격을 몰살해 엄벌이 요구된다"면서도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위원회가 2020년 추가한 양형 규정상, 기본형이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불과한 데다 가중 처벌해도 보통 징역 10개월∼2년 6개월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양형위 양형기준은 권고적 효력만 있기 때문에 법원이 양형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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