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 노사가 주 4.5일제(주 36시간) 시행 문제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주 4.5일제와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다. 은행권을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이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다.
29일 금융노조는 오는 9월 2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2022년 9월16일 총파업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총파업은 조합원들로부터 95.06% 찬성표를 받았다.
앞서 지난 3월 13일부터 8월 20일까지 산별 중앙교섭을 했지만, 주 4.5일제 문제로 최종 결렬됐다.
최호걸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금융노조는 2003년 주 5일제를 법제화하기 이전인 2002년부터 주 5일제를 가장 먼저 시행해 삶의 모습을 바꿔왔다"면서 "주 4.5일제를 도입하면 자녀를 양육하기 좋은 노동환경을 조성해 저출생 문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노조는 현행 9시~16시까지인 은행 영업점 영업시간을 9:30~16시로 30분 단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할 것도 주장한다.
그러나 사측은 "시국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기가 악화하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비롯한 대기업에선 임원 주 6일제를 도입하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주 4.5일제 도입은 이자 이익으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쉽게 돈벌이한다는 은행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임금에 대해선 소폭 이견이 좁혀졌다. 금융노조는 애초 제시한 8.5%에서 5.1%로 낮췄고. 사측도 1.5%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은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노동자의 처우와 저출생 문제에 담론이 있는 노동조합은 많지 않다"면서 "주 4일제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4.5일제를 시행하자는 것인데 사측에선 어떤 논의조차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업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어 근무시간 단축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은행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4.5일제 도입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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