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클라우드+] 이노그리드, 초유의 첫 상장 취소…업계 "악의적 상장 방해에 나쁜 선례"


거래소 "경영권 분쟁 가능성 간과할 수 없어"...업계 "상장을 방해하기 위해 소송을 걸 수도"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토종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에 대한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이 최종 취소됐다. '악성 투서' 한 장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결국은 기술 특례 상장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가 지난 6월 17일 서울 여의도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노그리드]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가 지난 6월 17일 서울 여의도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노그리드]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국거래소 시장위원회는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비 심사 결과 효력 불인정 재심사에 대한 심의를 거쳐 기존의 효력 불인정 의견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노그리드는 향후 1년간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할 수 없다.

거래소는 이노그리드가 과거 최대주주와 현 최대주주 간 주식 양수도, 금융회사의 압류 결정과 관련한 분쟁 가능성을 상장예비심사신청서에 기재하지 않은 행위가 '상장 예비 심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사신청서의 거짓 기재 또는 중요사항 누락'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반면 이노그리드는 현재 회사가 직면한 소송 리스크가 회사법인에 대한 사안이 아니고 전 최대 주주 박 모 씨와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 및 경영진과의 다툼이라고 해명했다. 본인이 승낙한 주식 거래를 부정하고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국거래소에 당사의 상장 중지를 요청하는 투서를 발송했다는 주장이다.

내용증명을 한차례 받았으나 당사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해당 인물은 경제사범에 해외 도피 중인 상황으로, 소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고의로 소송 사실을 숨긴 적이 없다며 재심사를 신청했지만 결국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최대 주주 지위 분쟁 가능성에 대해 인지한 시점은 예심이 끝난 올해 5월이다. 지난 6월 내린 효력 불인정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이 재심사에서 확인되진 않았다"며 "경찰 내사 종결 관련해서도 증빙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현 경영진과 전 최대 주주 간 분쟁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심 승인 취소는 코스닥 시장 개장 이래 최초 사례다. 이노그리드가 도전한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외부 심사에서 요건을 충족하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노그리드가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는 건 그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이노그리드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적자를 감수하고 상장을 위해 기술 투자를 이어간 결과 올해 상반기 누적 적자 54억원을 기록했다. 재정 상태 악화는 이례적으로 1년 넘게 길어진 IPO 일정의 영향도 크다. IPO 절차 중 외부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없어 그간 단기 차입 등으로 버텨왔다. 현재 이노그리드의 단기 차입금은 50억원이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억 원가량이다.

이번 결정으로 1년 이상 상장 재도전이 연기되면서 회사와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증권신고서가 제출되자 거래소에 투서를 보낸 시점과 관련해서도 전 최대주주 박 모씨의 악의적 의도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노그리드 소액주주들은 시장위 결정에 반발해 취소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박 씨와 현 경영진 간 분쟁은 아직 사법기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악의적인 상장 방해에 이용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사소송이 예심 승인의 결과를 뒤집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예심 승인을 받았음에도 추후 제기된 의혹으로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생겼다"며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소송 자체가 결격사유가 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클라우드+] 이노그리드, 초유의 첫 상장 취소…업계 "악의적 상장 방해에 나쁜 선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