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최근 청약 접수에서 13만명 넘는 청약자들이 몰리며 주목을 받은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아파트) 아파트가 조합 내부의 또 다른 문제 제기로 관심을 받고 있다.
조합이 시공사를 교체해 걸린 가압류 문제가 최근 해소돼 분양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게 됐는데, 가압류 해결을 위한 공탁금을 후속 시공사인 삼성물산으로부터 빌리면서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부닥치면서다.
6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 재건축 조합장 A씨는 지난 4일 조합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통해 "조합은 지난 2일 삼성물산으로부터 긴급하게 자금을 대여받아 대우건설 가압류 채권 금액 전액을 법원에 공탁하고 가압류집행취소신청을 했다"며 "가압류는 해방공탁을 한 후 그 집행 취소를 신청하면 반드시 집행 취소를 하게 돼 있고, 집행 취소 결정이 나면 가압류는 해소된다"고 밝혔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시공사는 과거 대우건설이었는데 공사비 증액 등 갈등이 불거지자 조합이 계약을 해지하고 삼성물산으로 시공사를 바꾼 바 있다. 이에 대우건설은 시공사 변경에 따른 피해액을 근거로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에 토지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6월 가압류를 인용했다.
조합은 지난달 17일 토지 가압류 인용 결정문을 받고도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 일반 분양을 위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다.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분양 일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기도 했다. 가압류로 인해 소유권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조합은 삼성물산으로부터 자금을 대여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압류 집행 취소를 위한 공탁금을 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압류 집행을 취소하고 대우건설에도 집행 취소 결정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 추첨 시기까지 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조합이 단기간에 큰 금액을 조달하기 쉽지 않아 시공사로서 지원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합이 차입과 관련해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45조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자율 및 상환 방법'과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한 조합원은 "큰 금액의 차입은 총회 의결 사항이라고 정관과 관련 법에 명시돼 있다"며 "자금을 대여했다는 얘기만 들었지, 조합원들은 정확한 금액이나 이율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다른 조합원도 "차입 관련해 조합 총회를 통해 결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 "조합이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금융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조합장 "성과급 58억원 안 받겠다"
조합장의 해명이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해당 조합장은 지난달 임시 총회에서 결정된 성과급 58억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주목을 받고 있다. 조합장 A씨는 공지를 통해 "저의 성과급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겸허히 받아들인다. 조합의 이익과 조합 업무의 정상화 그리고 조합원들의 평안을 위해 성과급 문제를 매듭짓겠다"며 "성과급 일체를 받지 않겠다. 이를 분명히 하고자 내일(5일) 조합에 그 내용을 담은 ‘각서’를 제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성과급과 관련해 회계감사, 소송 등을 제기하신 조합원님들께는 이를 철회하여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지난달 19일 임시 총회에서 성과급 58억원 지급 안건이 통과됐지만 최근 조합원들의 반발과 가압류 문제 등이 발생한 이후 조합장이 돌연 성과급을 포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성과급 지급을 반대한 조합원들은 지난달 법원에 총회의 성과급 지급 안건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와 맞물려 조합원의 20%인 39명의 동의를 얻어 조합에 회계 감사를 요청했다. 조합원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조합원들도 조합장의 각서 내용을 확인해야 추후 공식적으로 소를 취하할지 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는 조합장 등 임원의 성과급 지급 문제로 조합과 조합원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라 래미안 원펜타스 조합의 변화가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다.
앞서 반포 원베일리 조합은 조합장에게 성과급 1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총회에서 통과시켜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5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해산 총회에서 조합장 성과급 12억원 등을 포함해 조합 임원에게 총 32억90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2020년 9월 대법원은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조합이 임원들에게 추가 이익금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한 총회 결의를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서는 추가 이익금의 7%만 조합 임원의 성과급으로 인정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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