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통해 1등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5일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표준 규격에 따라 제품 두께는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용량을 높이기 위한 칩 고단 적층의 방편으로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위 아래 칩간 간격이 좁아져 생기는 발열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점점 더 다양해지는 고객의 성능 요구를 충족시킬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도 방열 성능이 우수한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개발한 3세대 HBM2E에 처음으로 MR-MUF 기술을 적용했다. HBM2E는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를 가능하게 만든 주역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HBM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 올려야 했다"며 "그때 마침 회사에서 기술 로드맵에 따라 함께 개발하고 있던 MR-MUF 기술이 있었고, 경영진과 고객을 설득해 적기에 이 기술을 3세대 HBM2E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진을 믿고 기다려준 경영진과 고객 덕분에 결국 당사 고유의 기술인 MR-MUF가 성공적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품질과 성능 측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HBM2E의 양산과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며 독보적인 HBM 1등 리더십을 지켜오고 있다. 이 부사장과 기술진은 성공의 1등 공신을 MR-MUF 기술을 한 번 더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로 꼽는다. 이 기술은 기존 칩 두께 대비 40% 얇은 칩을 휘어짐 없이 적층할 수 있는 칩 제어 기술이 적용됐으며, 신규 보호재를 통해 방열 특성까지 향상된 차세대 MR-MUF 기술이다.
이 부사장은 "12단 HBM3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며 "특히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12단 HBM3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다루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는 기존 MR-MUF 기술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2단 HBM3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으며, 이어 올해 3월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앞으로도 SK하이닉스가 HBM 리더십을 지켜가려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커스텀 제품 요구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HBM 개발 공적으로 지난 6월 회사의 HBM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수펙스추구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품 성공을 위해 많은 구성원들이 '원팀'이 돼 노력해 온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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