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내 친윤-친한 갈등 뇌관으로 꼽힌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선출된 정책위의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지선과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전날(31일) 서범수 신임 사무총장의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 요구'에 대해 이틀 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이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갑자기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 "사무총장의 말씀 직후 고민을 많이 하고, 원내대표와도 상의를 했다"며 "향후 우리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선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결단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협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길어진 이유로 '당헌 문제'를 꼽았다. 그는 "당헌 제 4장에 따르면 정책위원회는 원내 기구이고, 따라서 당대표가 정책위의장에 대한 면직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또 당헌상 정책위의장이 임기가 1년으로 규정돼있는 보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의원들도 당헌과 배치되는 (서 사무총장 등의) 주장에 따라 물러나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많이 했고, 이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서 사무총장 등 '친 한동훈계'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정책위의장은 당3역이다. 사퇴를 요구할 때는 최소한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당대표 측근이라는 분들이 언론을 통해 한 말에 따라 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별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지금은 그렇다면 최소한의 절차가 완성된 것으로 보느냐'는 말에 "당대표가 전날 오후 2시 제 거취에 대해 말씀했다"라며 "그보다도 한 대표가 당시 새 정책위의장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완곡한 말씀을 했고, 그때부터 고민을 시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유임돼도 화합이 가능하단 의견이 있었다'는 말엔 "그런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언론에서도 이 부분을 계속 다루다보니, 결국 제가 고민을 계속하는 것이 당 화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추경호 원내대표가 간곡하게 함께 일해달라고 부탁해 맡은 보직이었고, 자리 자체에 연연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친윤(친윤석열)계' 정 의장의 직 고수로 전당대회 이후 재점화하는 듯 했던 '친윤-친한 갈등'은 이날 오후 정 의장의 전격 사의표명으로 우선 일단락될 전망이다. 한 대표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종료 시점인 오는 3일께 당직 인선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4선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 3선의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등이 거론된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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