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깜짝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5세대 제품인 HBM3E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 2분기에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62% 늘어났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건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분기 매출은 2분기 연속 7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 2분에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10.81% 증가한 수치로 2022년 2분기(9조9800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대치다. 아울러 DS 부문 매출만 놓고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매출(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2분기 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중반 증가했다"며 "HBM 생산능력(CAPA)을 지속 확대해 올해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가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객사들의 요청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해당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를 이어나가며 2025년 추가 생산 규모를 확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HBM3E 8단 제품에 대해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업계 최초 개발 및 샘플 공급한 HBM3E 12단 또한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 확대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HBM 매출 내 HBM3E 비중은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설 것"이라며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6세대 HBM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향후 서버용 D램 분야에서도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기반의 128GB, 256GB 모듈 등 고용량 제품을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낸드의 경우에는 서버·PC·모바일 전 분야에 최적화된 쿼드레벨셀(QLC) SSD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용 SSD는 전년 대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성능·고용량 SSD 수요는 지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서버 응용 중심으로의 제품 믹스 전환을 통해 공급 역량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 서버용 SSD 매출은 ASP 개선, 출하량 증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하반기에도 가파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서는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리미엄 제품인 트리플레벨셀(TLC) 기반의 16TB 이상 SSD 판매는 올해 급격히 증가해 하반기 매출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QLC 제품의 경우 올해 전체 서버 SSD 시장 내 10% 초중반 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서버향 QLC SSD 시장의 메인 볼륨인 16·32TB SSD는 이미 양산 공급 중이다. 고객 승인 중인 64TB SSD도 하반기 양산 판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하반기 모바일 제품군의 수요 회복세로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 사업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공정 본격 양산을 통해 올해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해 대비 오는 2028년까지 AI와 HPC 응용처용 고객 수를 4배, 매출을 9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반기 시장은 경기 회복에 따라 세트 업체들의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AI, HPC용 수요는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선단 공정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저전력 하이벤의 특성을 대응하기 위해 2나노 공정의 성숙도를 향상하고 추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는 최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현재 당사 고객 물량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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