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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기후재정기금 10억 달러 두고 '면죄부' '그린워싱' 비판 일어


아제르바이잔, COP29 앞두고 기후재정기금 조성 나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매년 연말쯤엔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열린다. 올해는 29번째다. 벌써 29년이 흘렀다는 거다. 수십 년 동안 COP 총회를 열면서 여러 나라들이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제는 기금이다. 2023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COP28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에 국제사회가 합의한 바 있다. ‘손실과 피해’ 기금은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를 초래한 유럽과 미국 등이 개발도상국 등 피해국에 어느 정도 기금을 조성해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에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의 경우 1750만 달러를 내놓는 데 그쳤다. 아랍에미리트와 독일은 각각 1억 달러 기금을 약속했고 영국은 약 7600만 달러, 일본은 1000만 달러를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은 최소 2억4500만 달러를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진=AP/뉴시스]
유럽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진=AP/뉴시스]

‘손실과 피해’ 부분에 국제적 합의가 있었음에도 기금을 내놓는 데는 인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원인은 간단하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에서 11월 COP29가 열린다. 총회를 앞두고 주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은 기후변화에 책임있는 국가와 석유, 가스업체 등을 대상으로 약 10억 달러 기금 조성에 나섰다. 아제르바이잔은 COP29 총회를 앞두고 ‘기후 재정 행동 기금’을 정부 차원에서 설치하고 있다.

기후 재정 행동 기금(Climate Finance Action Fund)은 화석 연료 생산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재정적 기부를 받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극한 기후 영향에 대한 회복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발도상국의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얄친(Yalchin Rafiyev) COP29 회장단의 수석 협상가는 영국 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기후 재정 행동 기금) 방법은 기후위기 과제에 부적절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우리는 다른 접근 방식을 결정했고 이번 기금을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했던 국가와 기업의 기부로 자본화될 것이며 민간 부문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얄친 협상가는 기금에 대한 기부는 자발적일 것이라고 전제했다.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가와 기업에 기금을 내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일종의 ‘면죄부’와 ‘그린워싱’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막중한 책임이 있는 화석연료 업체와 국가가 10억 달러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제성이 없을뿐더러 10억 달러는 그동안 화석 연료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업체와 이를 통해 선진국 대열에 오른 국가에 터무니없는 액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터커(Bronwen Tucker)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의 공공 재정 책임자는 “(기부를 통한 10억 달러 기금 조성은) 화석 연료에 대한 단계적 폐지를 보장해야 하는 강력한 새로운 기후 재정 목표와 국가 계획을 방해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10억 달러 기금’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으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되며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싱(Harjeet Singh)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이니셔티브(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 Initiative)의 글로벌 참여 책임자는 “(그동안) 화석연료 산업으로 기후위기가 발생했고 전환과 기후 피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번 기금을 자본화하기 위해 최소 10개 국가와 대기업으로부터 최소 10억 달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커 공공재정 책임자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이들에 대해 10억 달러의 자발적 기금이 아니라 수조 달러 규모의 기후 범죄에 대한 비용을 지불케 해야 할 것”이라며 “화석 연료 관련 기업은 그동안 여러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 등 솔루션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지연, 훼손해 왔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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