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세종시 주택시장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낙폭이 가장 가팔랐는데,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끝모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1주(7월 1일 기준) 세종시 매매가격지수는 72.5로 전주 기록한 72.7보다 0.23%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2주(11월 13일 기준) 이후 약 8개월간 집값이 하락세다.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 28일을 기준으로 집값 변동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2020년 가장 집값 상승폭이 컸던 세종은 금리 인상과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자 가장 하락폭이 컸다. 2022년 전년 대비 아파트 가격의 16.74%가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14%가 떨어졌다. 올해도 7월 1주까지 누적 하락률이 5.07%로 전국에서 가장 낙폭이 크다.
전국 주택시장은 30대와 40대가 이끌고 있음에도 전국에서 가장 30·40대 비중이 높은 세종은 거래량이 살아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세종시의 30·40대 비중은 35%로 전국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인구수 또한 지난해 38만6126명에서 올해 6월 38만7940명으로 증가세다.
수요가 늘어나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상품이 출시됐지만 아파트 가격은 하향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 자료 기준 5월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427건을 기록했다. 지난 4월 801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거래량이 많았지만 한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약세가 이어졌다. 567건 거래된 지난해 5월과 비교해도 약 25% 거래량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세종 집값 추락에 대해 공급 과잉을 지적하면서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시장에 나온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7626건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부터 증가한 매물은 지난 3월에는 7800건을 넘어섰다. 이후 일부 매물이 거래되며 매물이 일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축 단지도 차례로 입주하며 집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 올해 세종시 입주 예정 물량은 3616가구다. 이 중 산울동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1350가구)를 제외한 약 2266가구는 이달부터 차례로 입주 예정이다. 산울동에서는 '세종자이더시티'가 이달 입주하고 9월과 10월에는 조치원읍에서 '엘리프세종(660가구)'과 '조치원한신더휴(25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시장 침체 여파로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급감하지만 시장에 남은 물량이 남은 만큼 집값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주택시장이 인프라가 갖춰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만큼 신축 단지가 많은 세종은 집값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서 "외부 수요가 들어오지 않아 지역 내부 수요만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점도 집값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어 "거주자 다수가 공무원이 다수인 탓에 수요자의 성격이 다양하지 못한 점도 문제"라며 "현 시장처럼 변동성이 커진 경우 다양한 유형의 수요자가 있는 지역이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은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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