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가수 고(故)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금고를 훔쳐 간 범인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는 고인의 49재가 끝나고 3일 뒤인 2020년 1월 14일 자정 무렵,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이 고인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개인 휴대폰 등이 보관된 금고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범인은 벽을 타고 2층 베란다를 통해 자택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범인의 침입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유족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CCTV 화면도 흐릿한 탓이었다. 약 9개월간의 수사 끝에 사건은 잠정 종결됐다.
그알 제작진은 적외선 CCTV의 색상화 작업과 인공지능(AI) 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범행 당시 범인은 왼쪽 귀에 귀걸이를 착용했고, 170㎝ 후반의 키를 가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남성으로 추정됐다. 또 근시 교정용 안경을 착용했으며, 얼굴형은 갸름하고 코는 오뚝한 편이었다.
'몽타주 전문 수사관'으로 불렸던 정창길 전 형사는 범인에 대해 "눈매가 약간 날카로우며, 턱이 길고 갸름한 편일 수 있다"며 "광대뼈가 조금 돌출이 된 것 같고 코가 뭉툭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알 제작진이 영상의 화질을 개선해 다시 확인한 결과, 범인은 집안 침입을 시도하면서 디지털 도어록의 숫자판을 활성화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면식범이 아닌 범행을 사주받은 전문 청부업자일 가능성도 대두됐다. 표창원 범죄심리 전문가는 "해당 사건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 채 돈만 받고 자기 일만 하는, 그 외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심부름센터 또는 청부를 주로 맡는 사람들일 가능성도 있다"며 "웬만한 자기 몸의 통제, 평형력 등에 자신이 없다면 시도조차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고 안에 있던 구하라의 휴대전화는 현재 유족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씨는 당시 금고 안에 편지, 계약서, 소속사에서 정산받은 서류, 집 등기권리증, 약 6대의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구씨는 구하라가 숨진 뒤 가사도우미로부터 '만일을 대비해 유서를 작성해뒀다'는 말을 전달받고, 도둑이 들기 전 금고를 먼저 열어봤다고 한다. 다만 구하라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인 탓에 비밀번호를 여태 풀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최근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공개한 다큐멘터리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공익 제보자가 구하라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버닝썬 게이트와 도둑맞은 금고가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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