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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크게 올랐는데...공공기여금 1조원 이상 더 내라는 서울시


현대차 GBC 설계 변경에 서울시 반대... "기존 1조7,000억 적다"
건축비 30~40% 인상탓 현대차 울상에도 "사전협상 취소" 압박
공사 지연시 20조원 투자·영동대로 지하 복합공간 개발 등 지연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 삼성동에 추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둘러 싸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GBC 층수를 105층에서 55층으로 변경하는 등 설계를 바꾸려면 1조원 이상의 공공기여금을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공사비 인상으로 공사를 중단한 현대차그룹에게 또다른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2030년까지 20조원 가까운 투자와 5만6,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돼도 서울시의 경직된 태도 탓에 경제적 기회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지난 2016년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105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조건으로 사업지 용도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3단계 종 상향하고,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800%까지 허용했다. 여기에 공공 기여율 4.3% 인센티브를 주기로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5월 공사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여파로 공사비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지금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실제 최근 3년간 시멘트는 42% 급등했다. 3년 전 1톤당 가격이 7만8800원이었지만, 현재는 11만2000원으로 올랐다. 또, 레미콘도 ㎥당 7만1000원에서 9만3700원으로 32% 상승했다. 골재(부순골재)도 ㎥당 1만4500원 하던 것이 1만9800원으로 36% 올랐다.

결국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은 GBC 설계를 55층 2개 동으로 변경했다. 또, 지난달 20일 조감도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설계를 바꾼 이유로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 그룹 미래전략, 친환경, 실용성, 안전 등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계획 변경으로 투자비 절감이 예상되나 절감된 비용을 친환경, 미래 기술 적용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설계안이 바뀌면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차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과 다른 개발계획을 제시했기에 건축계획, 도시개발계획, 인센티브, 공공기여 등을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105층에 집착하는 이유가 공공기여금이라고 보고 있다. 공공기여금은 개발 과정에서 용적률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대신 사업자가 도서관 등 공공시설 건설이나 지역 사회 발전 명목으로 내는 돈이다. 서울시는 설계를 변경할 경우 공공기여금 규모가 1조원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현대차그룹은 공공기여 규모가 1조7000억원대로 결정됐고, 물가인상분은 현대차그룹이 부담하기로 합의된 데다 설계변경시 공공기여금이 2조1000억원으로 증가해 추가 협상은 불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GBC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와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 가량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16년 당시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매입하면서 이미 상당 규모의 공공기여가 이뤄졌다는 의견도 있다. 한전 부지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입찰 감정가는 3조3346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당시 10조55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감정가 대비 약 3배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다.

이런 상황에도 서울시는 지난달 말 현대차그룹에 GBC 설계변경 관련 협상단 명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GBC설계변경에 따른 공공기여량 등을 다시 논의하는 것이 필수고 이를 위해 양측 모두 협상단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시는 최대 3회 공문을 발송한 후에 현대차그룹이 응하지 않을 경우 사전협상을 취소하겠다는 압박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은 14일 서울시와 만나 GBC 설계변경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서울시의 공공기여금 욕심으로 GBC 인허가가 늦어질수록 결국 경제적 손실이 커질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등 공동체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점이다. 실제 올림픽대로·탄천동로 지화하, 동부간선도로 진입램프 신설, 봉은교·삼성교 보행로 확대 등 GBC 인근 교통 개선 공사 기간이 길어진다. 또, GBC의 공공기여금이 쓰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등도 늦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서울시의 강경 입장에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입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담당 부서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었으나, 계속 답변을 미루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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