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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불법 농지 성토 '활개'...농지 보전 강화는 '헛구호'


중금속 성분 '불소' 기준치보다 77배...불법 성토량, 4만㎥에 10m 이상 초과

[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경상남도 밀양시가 농지 황폐화를 막겠다며 조례까지 개정하고 나섰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폐기물 처리업자들의 농간에 놀아나 농지 불법 성토가 지역 내에서 성행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지역 일각에서는 폐기물 업자와의 유착 의혹까지 나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달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지난달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불법 성토 의혹이 제기되는 장소도 한두 곳이 아니다.

9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3월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766 일대 3453㎡ 농지에 출처·성분이 명확하지 않는 악취가 나는 토사(폐기물 추정)를 반입해 5~13m(시 추정) 높이로 불법 성토했다.

이곳은 농업진흥지역으로 현행 법규에 따르면 1.5m이상 성토하려면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는 적법한 절차 없이 불법으로 흙을 메웠다.

또 이곳에 반입된 토사는 4만㎥ 이상이며, 토양오염도 검사 결과에서 중금속인 불소 성분이 기준치(400㎎/㎏)를 76.5배 초과(3만 600㎎/㎏)하는 수치가 나왔다.

앞서 지난 3월 말 <아이뉴스24>는 한 중앙일간지와 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현장 확인 후 원상회복(현장 사진 첨부)의 필요성을 밀양시에 전달했다.

당시 현장은 국도변 경사도가 가파른 농지에 옹벽도 조성하지 않고 흙을 메워 집중호우 시에 산사태 등 재해 우려가 심각한 상태였다.

 지난 5월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농지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지난 5월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농지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하지만 밀양시는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

밀양시 농지담당은 최초 신고 5일이 지난 4월 2일 현장을 방문해 육안으로 식별한 결과, 성토재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해 토양오염 검사 의뢰 결과를 보고 원상회복 등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농지법 위반은 거론하지 않았다.

밀양시는 당시 A씨가 농지법 등을 위반해 10m이상 불법 성토했기 때문에 즉시 관련 법에 따라 사법 당국에 고발 및 원상회복 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법 절차를 무시하고 토양오염도 검사에서 정상 수치보다 77배의 중금속 성분이 검출되자 비로소 지난달 17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1‧2차 원상회복명령을 내렸다.

토지 소유자 A씨는 시의 복구명령에도 불구, 행정당국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원상복구명령이 내려진 지난달 22일 사토를 재차 반입해 불법 성토를 진행하다 적발돼 공사중지 처분을 받았다. 시는 언론의 취재가 본격화 되자 마지못해 최초 신고 시점으로부터 석 달이 지난 5월 29일 경찰에 A씨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특히 밀양시 농지담당은 민원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현황 파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대해 당시 밀양시 농지담당은 "현장에 출동해 폐기물 성토에 대해서만 파악했고 농지법 관련해선 들여다 보지 못했다"며 "불법 사실이 드러난 만큼 농지처분명령, 이행강제금부과, 대집행 등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성토를 제보한 지역 주민 B씨는 "밀양시는 얼음골 사과, 대추, 딸기, 고추 등 대한민국 최고 품질의 농산물 주산지로서 이름을 알려왔다"며 "그러나 시의 안일한 농지 행정으로 옛 명성은 빛을 상실할 게 분명하고 양질의 밀양 농지가 사토장으로 변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최근 안병구 밀양시장은 지역을 새로운 중장기 농업농촌과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해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며 "하지만 밀양시 행정의 현주소를 보면 안 시장의 공언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농지법 전문인 한 교수는 "불소 성분이 다량 함유된 폐토양은 토양과 물의 오염 유발은 물론, 토양에 침투하면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며 "시는 폐토양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조치를 내려 빠른 시일안에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농지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지난달 23일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제대리 소재 한 농지에서 불법 농지 성토가 행해지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앞서 밀양시는 지난달 9일 지역 내 농지 보전을 위한 '밀양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농지 성토 허가 기준을 강화해 농지개량 사업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난개발 방지 등 농지 보전에 나섰다. 이는 인근 창원·김해·부산 등 불법 폐기물 처리업자 등이 건설폐기물 등 불법 폐기물을 무단 성토하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시행됐다.

한편 <아이뉴스24>는 밀양시 전역에서 불법으로 자행 되고 있는 폐기물 매립·농지 성토 관련 부분을 심층취재해 후속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밀양=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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