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키움증권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지만, 도리어 기업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KB금융이 키움증권보다 하루 먼저 안내 공시를 했지만, 키움증권이 본 계획 공시를 하면서 '상장사 최초' 타이틀을 따냈다.
키움증권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내용으로는 향후 3년간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등이다.
또한 키움증권은 "업계 최고 자본효율성을 기반으로 주주 중시 경영을 하겠다"며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별로 목표를 공개했다. 신규 사업 진출 계획으로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통한 발행어음 비즈니스 진출, 특화된 연금 서비스 제공,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등도 담겼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먼저 발빠르게 움직여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이미 시장에 공개된 내용이라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내용 대부분이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밝힌 내용이며 초대형 IB 인가는 수년째 진행 중인 사업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또한 주주총회에서 공개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제일 빨리 밸류업 공시를 하긴 했지만, 이미 기존에 알려진 내용이라 신선하진 않았다"며 "특별한 내용 없이 제일 먼저 공시를 해 '김이 빠진다'는 얘기도 조금씩 나온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작년 라덕연 사태, 영풍제지 사태 등으로 상황이 안 좋았던 터라 올해는 열심히 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면서도 "이미 공개된 내용을 새로 공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귀띔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본격 개시된 만큼, 다른 회사들도 밸류업 계획 공시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H투자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검토 후 공시 예정이나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계열사의 의사결정도 반영해야 하기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내에 내부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최근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많은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했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본격적으로 개시됐고 타사도 진행하는 분위기이니 발 맞춰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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