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최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사그러들고 있다. 미국의 3월 CPI는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3.5%로, 오는 6월의 정책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는 점을 확인케했다.
이로 인해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과 일본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 조기 인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의 부활과 그에 따른 새로운 긴축정책에 나서야 하는 위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정책입안자들은 너무 이른 금리 인하 요구에 저항해야 한다"며 "이는 추가적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는 깜짝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이 확실해지는 상황에 유럽과 일본 증시는 성장을 이어가며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렸다.
유럽 증시는 최근 미국의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컸음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 3월 CPI 발표 직후인 10일(현지시간) 기준,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 상승한 506.59에 마감했다.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올해 1분기 약 7% 상승했다. 지난달 7일에는 500선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은 유로존 주식을 8213만달러(약 1107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1억56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가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다.
카렌워드 JP모건 유럽 담당 시장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고용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가계의 실질 임금 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유럽의 경제 지표는 이미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지만, 시장이 이를 따라가는 속도는 느리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이제 막 신고가를 돌파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오를 여력이 있다"며 "미국보다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위험도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을 주도하는 '그래놀라즈' 등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접근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 일본 역시 매력적인 시장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일본 주식형 펀드는 일본 증시가 최근 다소 조정을 받았음에도 15.3%의 연초 이후(YTD)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북미(13%)는 물론 베트남(11.7%)과 인도(10.7%) 등 신흥국의 수익률도 뛰어넘은 수치다.
일본시장 대표지수인 'Nikkei225 지수'를 추종하는 ACE 일본Nikkei225(H) 상장지수펀드(ETF)와 KODEX 일본TOPIX100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19.37%, 17.64%) 역시 TIGER 미국S&P500 ETF(15.89%)와 ACE 미국나스닥100 ETF(15.29%)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이 보유하던 기술주 일부를 팔고 에너지주와 일본 주식에 투자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기술 산업에서는 위험 대비 보상 프로파일이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며 "일본은 경기 순환적이고 구조적 측면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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