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닷컴들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20일(현지 시간) 전격 발표된 MS 조직 개편의 핵심은 윈도 플랫폼과 MSN 포털 서비스를 플랫폼 제품&서비스 사업부로 통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SW와 인터넷은 하나'라는 MS의 시각이 그대로 녹아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윈도 플랫폼과 웹서비스인 MSN 포털간의 연계를 강화해 발빠른 SW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는 것.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SW 기반 서비스'라고 명명하면서 강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 "MSN 활용해 좀 더 빠른 SW 서비스 제공"
MS는 이번 조직 개편에 MSN 포털 사업부를 플랫폼 제품 그룹에 포함시켰다. 서비스에 강점을 갖고 있는 MSN 사업부와 SW 개발 경험이 많은 플랫폼 조직을 같은 우산 아래 통합, 사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 동안 MS는 주로 정기적인 SW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구글 등에 비해 '서비스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구글은 최근 들어 운영체제(OS)에 의존하지 않는 웹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갈수록 MS의 안방을 위협하고 있다. 날씨, 주식, 뉴스 헤드라인 등의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사이드바' SW가 대표적인 사례.
외신들이 MS의 이번 조직 개편을 '구글 견제용'으로 해석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배경을 감안한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MSN은 새롭게 추가되는 윈도 기능을 사용자들에게 그때그때 전달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
MS가 강조하는 SW기반 서비스는 개인용 뿐 아니라 기업용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오라클,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경쟁업체들도 서비스 강화를 위해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기업용SW 시장에서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로는 세일즈포스닷컴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가입자 기반 서비스 방식으로 고객관계관리(CRM)을 판매, '서비스 성공신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 MS도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세일즈포스닷컴의 성공 사례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프랭크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MS는 윈도 서버에 모니터링 코드를 내장, 고객들의 문제를 원격으로 해결하는 통로를 만들 수 있다"면서 "앞으로 많은 IT업체들이 SW에 서비스를 삽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넷에 따르면 MS의 조직 개편에 대한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주피터리서치의 마이클 가텐버그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직 개편이 MS 전체 전략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진다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선임된 인사들의 특징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구체적인 전술에 관심 집중
MS는 이번 조직 개편이 SW 기반 서비스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파일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MS가 앞으로 어떤 전술을 앞세워 SW기반 서비스를 구현해 나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W와 인터넷을 아우르는 분야에서 초대형 변수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디렉션스온마이크로소프트의 로브 헬름 애널리스트는 "MS는 시장에서 그들만의 방식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SW 제품과 호스팅 서비스를 강하게 결합해 나가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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