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건설이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관심을 끈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윤영준 사장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전사적 수주전에 나선 후광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서울의 맨해튼'에 어떤 랜드마크가 들어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비해 전중선 사장 취임 후 첫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알릴 좋은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열린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원 548명 중 314표(57.3%)를 받아 31표(42.1%)에 그친 포스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92가구와 오피스텔 96실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워 강북 재개발 대어인 한남3구역과 흑석9구역 등을 잡은 현대건설은 한양아파트 수주도 따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윤영준 대표이사까지 현장을 방문해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였던 현대건설은 여의도 재건축의 첫 삽을 뜨는 만큼 랜드마크로 불릴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한 현대건설은 글로벌 설계 디자인 그룹 SMDP 및 세계적 조경디자인 그룹 SWA와 협업해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추후 인상 없는 확정 공사비, 동일 평형 입주시 100% 환급 등 조건을 내걸어 조합원의 선택을 끌어냈다. 공사비는 3.3㎡당 824만원으로 포스코이앤씨(3.3㎡당 798만원) 보다 높았지만 '소유주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 우위를 점했다.
아울러 상가를 지하화하고 지상 연면적 여유분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 면적을 늘려 동일 평형 입주 시 모든 소유주가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안했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도 공사비 대신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할 것을 공약하기도 했다.
◇ '오티에르' 밀어붙인 포스코이앤씨…'재무통' 전중선 사장에 남겨진 과제
지난달 21일 포스코이앤씨의 구원투수 낙점 받은 전중선 사장은 부임 이후 첫 수주전에서 석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660억원, 영업이익은 20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0% 감소했다. 전 사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막중한 임무를 안고 CEO로 선임됐다.
여의도 재건축 사업 수주는 포스코이앤씨의 추후 행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사업이다. 전 사장이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성공이 곧 오티에르의 성공이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포스코이앤씨는 분양수입금을 소유주들에게 먼저 지급하고 사업비 대출을 은행에 상환 후 공사비를 받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업계에선 전 사장의 건설업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에서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세부 전략을 수립하는 등 꼼꼼함을 겸비한 '전략·재무통'이어서 큰 판세를 읽는 노하우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이번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이라는 기본 전제가 있고 수주가 부진할 경우 실적으로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향후 수주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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