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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이커머스] "알리가 끝 아니다"…테무도 공략 '시동'


테무, 지난해 7월 한국 시장 진출…초저가 광고로 인지도 확대
미국선 아마존 위협하는 강자로 주목…"향후 행보 초미의 관심"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국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세에 온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테무도 국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가 나타나자 홍보 인력을 투입해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테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가 만든 플랫폼으로 서버와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다. 현재 전 세계 51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테무 광고. 신규 가입자에게 드론을 4999원에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진=화면 캡처]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테무 광고. 신규 가입자에게 드론을 4999원에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진=화면 캡처]

22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국내 홍보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한국 시장에 대한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국지사 설립 등에 대한 계획은 미정이다. 지난해 7월 국내에 진출해 아직 1년이 안 된 만큼 한국 시장과 소비자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무는 사용자 수에서도 국내 플랫폼 업체들을 제치고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달 기준 전 세계 51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테무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 위탁'으로 소비자와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중간 유통구조가 없는 탓에 소비자들은 많은 품목에 있어 알리익스프레스보다 더욱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테무가 내거는 슬로건 역시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다. 가격 부담이 없기에 마음껏 쇼핑하라는 의미다.

처음에는 중국산이라 기피하던 국내 소비자들도 초저가 공세에 서서히 마음을 여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도 가격적 측면에서는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이 개선된다면 소비자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고물가 기조 속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57.7%)이 최근 6개월 이내 중국산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61.0%, 중복응답), 가성비가 좋다(35.5%)는 점을 중국산 제품 구매의 핵심 이유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매 경험이 있는 중국산 제품 중에서는 품질이나 기능보다는 가성비적 요소가 중요한 패션잡화(22.4%, 중복응답), 패션의류(17.7%), 문구·필기구(15.9%)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국내 사용자도 급증하며 테무의 공격적 확장에 응답하는 중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 테무는 G마켓, 티몬, 위메프 등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81만명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3010만명으로 압도적 1위고, 알리익스프레스(818만명), 11번가(736만명)가 2,3위다. 비록 MAU가 매출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앱에 유입되는 이용자 수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테무는 앱 내에 카드 뒤집기, 룰렛 등 각종 미니게임을 도입했는데 일정 임무를 완수하면 제품을 보내주기도 한다. 소비자가 앱에 머무를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 둔 것이다.

신규 고객에게 드론을 0원에 준다는 광고를 보고 테무에 첫 로그인을 하면 나오는 화면. 제품을 7개 고른 후, 4개 제품을 무료로 받으려면 3개 제품이 대한 결제를 해야 한다. [사진=화면 캡처]
신규 고객에게 드론을 0원에 준다는 광고를 보고 테무에 첫 로그인을 하면 나오는 화면. 제품을 7개 고른 후, 4개 제품을 무료로 받으려면 3개 제품이 대한 결제를 해야 한다. [사진=화면 캡처]

테무는 국내에서 SNS 광고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시청 중 테무 광고가 연달아 보이도록 노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장·허위광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테무는 광고를 통해 특정 제품의 성능을 소개하면서 신규 가입자에게 무료 또는 최저가에 증정한다고 알리고 있다.

한 광고의 경우 드론을 소개하는데 한 사람이 "이 드론 4999원에 증정하는데 왜 아무도 안사가"라고 하자 다른 사람은 "다들 저희 제품이 너무 싸게 팔고 있어서 믿기지 않는데요 짝퉁이라고…"라고 말하자 성능을 강조하 가품에 대한 걱정도 덜어주고 있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신규 고객에게 드론을 0원에 준다고 광고하는데 무료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테무가 한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준비한 행사"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앱에 접속하면 '신규 사용자 선물'이라며 무료 사은품 7개를 고르라는 안내가 나온다. 처음 하나를 고르면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개인통관고유부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 이후 제품을 고르면 4개만 무료고 3개 제품에 대해선 결제해야 한다. 지인 10명을 테무에 초대해야 받을 수 있는 구조도 있다.

직장인 신 모(31)씨는 "중국 플랫폼이라 사용을 꺼리다가 무료 사은품을 준다길래 가입했더니 결국 공짜가 아니었다"며 "다단계처럼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라고 하는 느낌이 들어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무는 이미 미국에선 아마존을 위협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테무 가입자는 1300만명이었지만 현재는 5100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알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테무의 행보는 알리익스프레스의 2년 전 모습인 것 같다"며 "알리는 현지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K-베뉴 등으로 국내 업체를 늘리고 국내 파트너사와 상생하려고 하는데 테무는 이제 시작 단계여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쿠팡을 포함해 테무가 3위권에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테무는 이미 미국에서도 성장세가 무서운데 알리익스프레스와 비슷하지만 오히려 알리보다 더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고, 중독성이 강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더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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