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수수료 무료 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개인투자자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위불이 국내 증권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국내 증권사를 통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불은 금융감독원과 국내 증권중개업 인가를 조율 중이다. 2017년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출신 왕안취안이 설립한 핀테크 기업 위불은 2020년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영국·인도네시아·캐나다 등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위불이 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외국계 증권사로서 국내에서 개인 대상 브로커리지 사업 인가를 획득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위불이 '로빈후드'와 함께 미국 개인투자자들에게 선택받은 이유는 '무료 수수료 정책'이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등의 거래 수수료는 대부분 무료이고 주식 매도 시에만 소액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위불의 지난해 주식 거래액은 3700억달러(약 491조5800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불은 고객들 사이에서 직관적인 UI와 높은 편의성을 가진 WTS, MTS를 가졌다고 평가 받는다"며 "국내에서 무료 수수료 정책까지 펼친다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대거 뺏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해외주식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은 위불의 국내 진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이 기존 증권사를 떠나 위불을 사용하기보다 새로운 MTS를 개설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무료 수수료 정책만으로는 국내에서 입지를 확실히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는 최근 위불의 국내 진입에 대해 "새로운 경쟁자가 오면 시장과 유저들한테 긍정적"이라며 "위불이 온다고 토스증권의 사업 방향이나 전략이 수정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위불의 무료 수수료 정책이 국내 증권사에 위협은 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정책을 유지할 지 100% 확신할 수는 없다"며 "정식으로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위불은 스팩상장을 통해 올해 하반기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위불의 기업가치는 73억달러(약 9조8000억원)로 평가받는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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