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커피 매장 브랜드의 지각변동이 본격 시작됐다.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공격적 확장 전략을 구사하며 판을 흔들고 있다. 저가커피 1, 2위 브랜드 점포는 어느새 국내 1위 이디야커피에 근접한 상태다.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조만간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매장 수 상위 리스트를 점령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저가커피 2위 브랜드 컴포즈커피는 최근 론칭 10년 만에 계약 기준 가맹점 2500호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컴포즈커피는 2021년 1280호점, 2022년 1900호점, 2023년 2300호점을 차례로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가커피 1위 메가커피는 3월 초 기준 2816호점을 오픈한 상태다. 지난 2015년 12월 서울 홍대에 1호점을 낸 메가커피는 이듬해 가맹사업을 본격화해 5년 만인 2020년 1000곳, 7년 만인 2022년 2000곳을 넘어섰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공격적 확장 정책을 펼친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의 앞에는 이제 국내 매장 수 1위 브랜드 이디야만 남았다. 매장 수 2000곳이 안 되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진작 4, 5위로 밀려난 지 오래다.
업계에서는 이디야가 이들에게 매장 수 1위 자리를 내줄 날도 머지 않았다고 본다. 이르면 올해 안에 순위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디야는 지난해 말 3900호점을 괌 현지에 오픈했지만, 실제 운영 중인 매장은 3000여 개 수준에 불과하다. 성장세도 더뎌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는 지난 2022년 196개 매장을 신규 개점했고, 196개 매장과 계약을 해지했다. 같은 기간 명의 변경(237건) 사례 중 영업을 접은 점포까지 고려하면 매장 수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반면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낮은 폐점률을 바탕으로 계약 기준 점포수와 비슷한 규모로 가맹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메가커피는 2022년 572개 점포를 신규 개점했지만 계약 종료는 1건, 해지는 11건에 불과했다. 컴포즈커피는 같은 기간 623개 매장을 신규 개점했고 10개 점포와 계약을 해지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신규 점포를 내면 올해 안에 이디야를 제치고 1, 2위 자리를 꿰차게 되는 셈이다. 이들의 신규 개점 수는 매년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격은 낮추고 크기는 늘린 저가형 커피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다"며 "소비 패턴이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졌지만 양측의 전략은 반대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점포 고급화에 힘을 쏟지만, 가성비 브랜드들은 매장 수를 늘려 박리다매를 노린다. 저가커피의 확장 정책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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