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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이커머스] 롯데온, 출범 이후 계속 적자…돌파구는?


롯데온, 신동빈 회장의 응원 속 2020년 야심차게 출범
네번째 대표 박익진호 출범…수익성 개선 이룰지 주목
"버티컬 영역 확대하고 계열사 간 협업 늘리며 성장 추진"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편집자주]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증한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어서 과반을 차지한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무한 경쟁 속에 무한 변신하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을까. 쿠팡과 네이버는 물론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SSG닷컴 등 수많은 플랫폼이 24시간 내내 무한경쟁을 벌이는 세태 속에서 작금의 위상과 존재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롯데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출범했다. 이커머스의 급성장을 확인한 롯데그룹이 롯데온을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든 터였다. 당시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2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역시 유통 공룡의 변화에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온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신 회장은 롯데온 출범 당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연 1조원의 적자를 내는 기업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라며 쿠팡을 겨냥해 자신있게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커머스 영역에서 롯데온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이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출범 이후 시장점유율과 매출 등 외형에서는 물론 내실 역시 좋지 않아서다.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시장 점유율은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출범 당시와 비교했을 때 나아진 것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사이 신 회장이 지목했던 쿠팡(25%)은 1등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네이버(23%)를 비롯해 신세계그룹도 G마켓과 SSG닷컴으로 1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민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중국 플랫폼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며 쿠팡에 이은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사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가 합쳐지는 등 역동적인 이커머스 시장 속에서 롯데온이 이런 상태를 유지할 경우 결과는 결코 우호적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롯데온 홈페이지 첫 화면. [사진=롯데온]
롯데온 홈페이지 첫 화면. [사진=롯데온]

◇출범 후 대표 교체만 3번째 대표 맞이한 롯데온

일단 롯데는 수장을 교체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온이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오면서 수장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졌는데, 작년 말에도 다시 한번 변화를 주며 자극을 준 상태다.

롯데온은 △2020년 950억원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년간 4925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다.

매출 규모 역시 소폭 성장에 머물렀다. △2020년 1350억원 △2021년 1080억원 △2022년 1131억원 △2023년 1351억원이었다.

그 사이 시장 반전을 노린다며 등장한 대표만 3명이다. 조영제 전 대표는 롯데온 출범 약 1년 만에 떠났다. 출범 초기부터 악화한 실적 탓이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인 나영호 전 대표가 새 수장이 됐지만 2년 반 만에 물러났다.

이윽고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모펀드 출신 박익진 대표를 선임했다. 업계는 박 대표가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롯데온의 적자폭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 대표는 과거 링크드인에서 자신을 "사모펀드 전문가로 금융, 통신, 전자 산업에서 마케팅, 상품개발, 전략 기획을 경험했다"며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턴어라운드(실적 호전) 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롯데온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사진=롯데온]
롯데온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사진=롯데온]

하지만 실적이 단숨에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롯데온 실적이 미미하게나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한층 치열해진 데다 소비자가 롯데온을 찾아야 하는 뚜렷한 차별점을 꼽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 양대산맥인 신세계에서는 온라인 부문을 SSG닷컴과 G마켓으로 나눠 투트랙 전략으로 가고 있는데 롯데는 외롭게 그룹의 짐을 지우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오픈마켓 사업을 주로 하는 만큼 우수한 판매자를 확보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가수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소비자 관심도와 매출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광고모델만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이런 탓인지 롯데쇼핑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11번가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회자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 인수에 적극성을 보였던 것을 떠올리면 불가능한 방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11번가의 시장 점유율이 약 7%인 것을 감안할 때 쿠팡, 네이버, 신세계의 경쟁자로 우뚝 올라설 수도 있다.

하지만 신세계가 G마켓을 인수한 이후 쉽게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본 롯데가 11번가에 관심을 둘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이 적자도 큰 폭으로 줄였고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데 굳이 또 적자 기업을 인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롯데온은 "2~3년 내 흑자" 공언

여러 난관 속에서도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를 확대해 영업이익을 개선 중인 만큼 향후 2~3년 내에 흑자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2022년부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화하기 위해 뷰티, 명품, 패션, 키즈 버티컬을 잇달아 선보였다. 롯데온에 따르면, 버티컬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며 2022년 3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며, 그로서리 물류비, IT 운영비 및 판관비 효율화 노력으로 롯데온의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 중이다.

지난달 롯데쇼핑이 공시한 2023년 실적에 따르면 롯데온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GMV)이 4.7%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는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버티컬몰에서 럭셔리 33%, 뷰티 17% 등이 두 자릿수 성장하며 버티컬몰 전체로는 연간 11.5% 거래액이 늘었다.

순매출은 지난해 1351억원으로 19.4% 늘었다. 영업손실은 856억원으로 2022년 대비 703억원가량의 적자를 축소했다.

롯데온은 버티컬 서비스 강화와 계열사간의 시너지 등을 통해 수익성과 미래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나갈 계획이다.

우선, 오픈 1년이 지난 후에도 매월 전년대비 20% 넘는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뷰티 버티컬 '온앤더뷰티', 지난해 월별 매출이 최대 2배가량 신장한 명품 버티컬 '온앤더럭셔리'를 중심으로 버티컬을 강화한다.

롯데온의 쇼핑 판타지 ON 광고 캠페인에 등장한 가수 이효리. [사진=롯데온]
롯데온의 쇼핑 판타지 ON 광고 캠페인에 등장한 가수 이효리. [사진=롯데온]

패션 버티컬인 '온앤더패션'도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며 2030세대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선보인 키즈 버티컬 '온앤더키즈'도 프리미엄 아동 패션 및 육아용품, 장난감 등을 통해 올해도 좋은 성과가 예상된다.

또한 롯데온은 올해 롯데 계열사와 시너지 강화에 나선다. 박익진 대표가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해 직접 각 사 대표와 만나 협의하고, 매출 확대를 위한 색다른 행사를 적극 제안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롯데 대표 온라인몰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롯데온은 지난 1월 처음으로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 롯데웰푸드와 손잡고 할인 행사 '월간 롯데'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롯데온 전체 방문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고, 신규 회원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참여사를 늘려 7개 계열사와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부산에서 준비 중인 오카도 물류센터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롯데쇼핑의 첫 물류센터인 만큼 이커머스 계열사인 롯데온도 함께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5년 말부터 부산,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수도권으로 확대되는 시점에는 이미 이커머스 시장의 성패가 갈려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온 관계자는 "오카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롯데쇼핑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사업이기 때문에 롯데온과 전혀 별개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축구에 비유하자면 이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 11번가, 테무로 1부 리그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SSG닷컴이나 롯데온은 2부 리그로 밀려 1부 리그로 올라가기가 사뭇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온에 대해선 "롯데는 일단 오프라인 기반이 있고, 지방 부진 점포를 폐점하는 등 합리화에 나서고 있으니 월마트 전략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앱을 이용할 때 혜택을 더 많이 주는 형태로 옴니채널을 지향하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정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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