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지난해부터 약세로 전환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내놨지만 쉽사리 미분양이 해소되지는 못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단순 세금 감면 혜택만으로는 수요층을 유인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설 때까지 지방에 쌓여가는 미분양이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통계치를 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6만2489가구) 대비 2.0%(1266가구)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2월(7만5438가구)까지 증가하다 3월 들어 7만2104가구로 감소세로 전환한 뒤 11월(5만7925가구)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12월(6만2489가구)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미분양 주택의 84%는 수도권 이외 물량이다. 수도권은 1만160가구로 전월(1만31가구) 대비 1.3%(129가구) 증가했으며 지방은 5만3595가구로 전월(5만2458가구) 대비 2.2%(1137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전월(1만857가구) 대비 4.7%(506가구) 늘었다. 이 중 비수도권 물량은 9115가구로 전체의 80% 수준에 달했다.
앞서 정부는 1·10 대책을 통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에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향후 2년간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전용면적 85㎡‧6억원 이하)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되며 기존 1주택자가 최초 구입 시 1가구 1주택(양도세·종부세) 특례도 적용키로 했다. 1주택자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 여러 채를 구매해도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대책에도 시장은 잠잠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대책으로는 당장 악성 미분양 해소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 미분양은 할인분양하는 방법밖엔 없어 보인다"며 "투자 수요가 유입되려면 수요자들 입장에서 매물이 가격적인 측면에서 저렴하다라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 단순히 세제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수요가 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데 단순히 세금을 줄여준다고 수요가 유입되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보통 수요자들이 주택을 구매하는 데 있어 세제 혜택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는다"며 "투자 가치가 있을 때, 세제 혜택도 있다면 효과를 내는 건데 악성 미분양은 이미 시장 인식 자체가 좋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면 수요가 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는 시점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문위원은 "가격이 반등하는 시기가 오면 그때부턴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가격이 움직이는 신호가 보이면 제일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게 규제 해제 지역 같은 부분인 만큼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