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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나] "100% 아닌 110%를 해낸다는 간절함"


"M&A 계속 관심 두지만 시장 상황과 매물 맞아야"
"긍정적 몰입…설렘으로 준비하고 도전해야"
강신숙 수협은행장 인터뷰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매일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정보 유통이 빛의 속도로 빨라져 늘 새로운 얘기에 둘러싸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만, 그 안에 어떤 고민과 혜안이 녹아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시작합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 직접 묻고, 듣겠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수협은행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행장, 은행권의 세 번째 여성 행장. 여기에 그를 설명하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유리천장을 깨버렸다는 의미면서도 그만큼 성과를 냈다는 뜻이다.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행원 시절 당시 여성들에게 잘 알려주진 않던 여신 업무를 혼자 익혀 겨우 업무를 맡았다. '고객 노트'를 정리해 가족 관계까지 꿰고 경조사도 일일이 챙겼다. 그에게 감동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고, 어떤 고객은 지금도 수협은행 고객으로 남아 있다. 행원들의 고객 응대 태도, 점포 관리 상태를 봐도 지점의 실적을 짐작할 수 있는 건 은행의 절실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지점장 시절 일궈낸 '15분기 연속 업적 평가 1위'라는 진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그는 지점장 시절 언제 어떤 고객을 만날지 몰라 40~70대까지 세대별로 여러 옷과 신발을 준비했다. 요즘은 사무실에선 운동화를 신는다. 직원들에게도 권한다. 같이 열심히 뛰자는 의미다. '기회는 준비된 두뇌를 편애한다'는 말을 새기면서 말이다.

수협 입사 46년 차인 강 행장은 지금도 출근길에 "일을 한다는 생각에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그런 그를 수협은행 본점에서 직접 만났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대추 한 알도 번개와 천둥을 겪어야 붉어지는데 내가 성장하기 위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자신을 변화하려고 매우 노력했다"고 했다. [사진=수협은행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대추 한 알도 번개와 천둥을 겪어야 붉어지는데 내가 성장하기 위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자신을 변화하려고 매우 노력했다"고 했다. [사진=수협은행 ]

◇유리천장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

-15분기 연속 1위라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저의 강점은 긍정적 몰입, 일에 있어 간절함이 있었다. 성취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금융인 이미지 마케팅' 강의를 15년간 하면서 고객 수요(Needs) 파악이 빨라졌다. 친절 교육과 같은 기본 교육 뒤에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교육이다. 고객이 자산 증가를 원하는지, 자산 관리를 원하는지 파악한다. 기업체의 경우 성장하기 위해 은행의 역할이 뭔지 파악한다. 개인적으로 '메라비언의 법칙'을 중시해 고객이 은행에 들어왔을 때 환영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첫인상이 결정되고 나서는 지점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간절함이 있어야 고객이 은행을 주거래로 삼는다. 고객들의 심리를 인지해서 은행원이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유리천장을 깰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여성이라 더 힘들고 어려웠지만, 항상 준비하며 끊임없이 도전했다. 물론 저도 유리천장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가정이 있기에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은 물론이고, 혹시나 제가 성과를 내지 못해 아직 피지도 못한 수많은 후배 여성 직원들의 앞길까지 막지는 않을지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우수한 성과가 있다면 여성이라 해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관찰력을 활용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여성 인재들을 위한 조언은?

"여성 후배들이 실력으로 유리천장을 깨길 바란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들은 110%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양성평등을 가기 위한) 과도기여서 그렇다. 후배들에게 심사역이나 대출 업무와 같은 업무를 맡도록 공부하라고 한다. 대부계에서도 요즘 여성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남성들이 (주로) 해왔던 업무를 두려워 말고 설렘으로 도전하고 준비하길 바란다. 그럼 분명히 길은 있다."

◇위기의 파도를 넘는다

-올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은?

"수협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 3260억원(세전)을 목표로 설정했다. 여신심사·감리를 강화해 우량 여신을 중심의 건전한 자산 성장을 꾀하려 한다. 조달 비용 절감과 조달처 다변화를 통한 조달 구조 효율화와 비이자 사업 확대를 지속해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의 지속 성장을 위해 디지털 금융, 신탁, 투자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은행의 생산성 향상과 내부 혁신에 집중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사시스템 도입, 전문인력 양성 확대, 영업점 지원 강화, 성과주의 문화 확립 및 전행 소통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업인과 회원 조합 지원 확대를 통해 협동조합 은행 본연의 역할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현재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수협은행이 가야 할 방향은 사업 다각화가 맞다. 분명히 인수·합병(M&A) 해야 한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 환경이 불확실하다. 지금도 검토는 하지만 금융 환경을 고려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수협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좋은 물건을 진중하게 살펴야 한다. 증권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캐피탈이나 자산운용사와 같이 수협은행과 시너지를 낼 매물을 선호한다. (하지만) 매물이 없어점진적(step-by-step)으로 자본 확충을 안정적으로 해놓은 뒤에 하겠다."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전략은?

"외환 마케팅 지원단을 통해 마케팅 대상 선정부터 거래 실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동시에 외환 전문가 학습그룹 'FX-리더스'를 통해 차세대 외환 전문가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드 부문은 특색있는 신상품 출시를 통해 신규 회원 확보와 사업 경쟁력을 꾀할 것이다. 미성년자 고객 전용 카드와 간편 결제에 특화된 카드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포함된 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방카슈랑스 부문에선 절세, 은퇴, 보장 등 고객의 생애주기별 수요(Needs)를 맞출 수 있는 금융 솔루션으로 최적의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적립식 펀드 거래 고객 증대를 통한 교차 판매 활성화와 직원들의 판매 역량 강화에도 집중한다. 펀드 상품 판매 시 다양한 사전 및 사후점검제도를 도입해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수협은행의 PB 사업인 'Sh 슈퍼 골드 클럽'을 정착시키기 위해 현재 2곳인 PB 서비스 영업점을 올해 3~5곳 추가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의 연체율은 0.43%다. 올해 건전성 관리 방안은?

"올해 불확실성이 높은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조정에 대비해 관련 기업 대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금융 지원 조치 또한 선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취급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후 관리 강화와 함께 보증서 위주의 PF 운용 등으로 부동산 금융 연착륙을 위한 제도 역시 개선할 계획이다. 건전한 여신 관리를 위해 본부·영업점 간 공동관리 체계를 통해 연체 채권의 정리 및 부실 여신의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능력 있는 인재의 빠른 승진, 성과급 체계 개편을 추진했다. 내부에서 인사 제도에 대한 호응은?

"지난해 하반기 성과 우수 직원을 특별 승진·승급을 했다. 대상자 선정 시 직원 모두가 합의하는 인사 준칙을 수립하고 적용해 공정성을 높였다. 직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앞으로도 지속해 운영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가끔은 뜻하지 않게 넘어지는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실수에 질책이 앞서면 아무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게 피해를 주 중대한 실책이 아닌 경우면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조직 개편은 기업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그룹 내에 '투자금융부'를 배속했다. '지속 경영추진본부'를 신설해 은행의 경영지원을 총괄하고 수협은행의 정체성인 수산 해양 금융에 대한 시너지를 강화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 : 1961년생. 전북 순창 출신.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치행정학 석사학위 취득. 수협은행 오금동지점장, 서초동지점장,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지역 금융본부장, 강남지역 금융본부장, 마케팅본부장 역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상임이사(2016), 수협중앙회 부대표(2018), 수협은행장(2022).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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