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 최태원 '딥체인지' 통했다…SKT, 'AI 합작법인' 설립 추진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SK텔레콤이 글로벌 통신사와 인공지능(AI)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AI를 토대로 통신 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꾀하기 위해서다. 최태원 SK 회장의 위기극복 해법인 '딥체인지(근본적 혁신)'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합작법인 설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최 회장은 MWC 현장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를 만나 글로벌 AI 기술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선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동안 최 회장은 SK그룹의 딥체인지를 강조해왔다. 이를 통해 SK그룹 체질을 지속가능, 미래 성장 사업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텔코 기반인 SK텔레콤도 그 연장선이다. SK텔레콤의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 변화와 영토 확장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5개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합작법인은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텔코 LLM은 범용 LLM과 비교해 통신 영역 이해도가 높고 이용자 의도에 대한 파악력이 뛰어나다.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통신 사업 및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데 활용도가 높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SK텔레콤 측은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AI 에이전트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전 세계 약 13억 명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 미국 등지에서 약 2억5000만 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앤그룹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지역 1억7000만 명을, 싱텔그룹은 호주·인도·인도네시아 지역 7억7000만 명을,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약 4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5개사는 통신사들의 AI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AI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GTAR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전 세계 글로벌 통신사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