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에 반발해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단식농성 중인 노웅래 의원이 "민주당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선의 당이 있다면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내 투쟁이 받아들여지 않는다면 탈당과 함께 제3지대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23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탈당하는 것은 후차적인 문제"라면서도 "당 내부에서 고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보고, 여기서 민주당 정신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민주당 정신을 지키기 위해 밖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시스템 공천이니 이기는 공천이니 이게 전혀 안 지켜지고 있다"면서 "내 나름대로 우선적으로는 당내에서 이걸 고쳐보려고 노력하는 게 당 조직의 한 사람 도리"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노력을 해보고 그게 도저히 안 되겠다 그러면 국민 지지를 받아서, 국민의 뜻을 물어봐서 밖에 나가서라도 민주당 정신을 진짜 민주당 정신을 살리도록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노 의원은 "무소속이라기보다는 독립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그래도 차선의 당이 있다고 그런다면 그런 데를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노 의원의 이 말은 그가 새로운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난 20일 새미래TV 유튜브 방송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면서 민주당 정신 계승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알던, 사랑했던,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 민주당은 죽었다"며 "이재명 1인 정당의 민주당은 민주당 역사상 그리고 대한민국 정당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난폭한 공천 횡포에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가면 선거 이후에도 우리가 알던 민주당다운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정신·가치·품격을 되찾는 민주당을 바깥에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노 의원의 새로운미래행 가능성을 점쳤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노 의원 발언에 대해 "새로운미래를 선택하겠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며 "지금 (노 의원이) 단식하고 있는데, 민주당 내에서 들어주겠나. 자신의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새로운미래 측에서 노 의원을 영입할 것인지를 두고는 신중한 평가가 많다.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노 의원은 지난해 3월 뇌물수수 및 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교수는 "(노 의원이)탈당을 시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받아줄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갈 것이다. 개혁신당도 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확실한 친문(친문재인)이나 비명(비이재명)이 나가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노 의원이 나가는 것을 두고는 놀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의 신 교수도 "노 의원이 지금 재판받고 있지 않느냐"며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새로운미래 측에서 노 의원을 받는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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