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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전쟁] 장씨 VS 최씨…고려아연, 70년 동맹 3대서 끝나나


장씨 일가, 최근까지도 고려아연 지분 추가매수
우군 확보로 지분 늘린 최씨 일가…33%대 32%로 첨예한 경쟁
3월 주총 주목…임기 끝나는 장 고문·최 대표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결코 나누지 못하는 것이 있다. 형제와 자매는 말 할 필요도 없다.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모두가 갖기를 원하지만 오직 한 명의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그것, 바로 경영권이다. 지금도 수많은 상장사에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상대방보다 1주라도 많은 주식(의결권)을 확보해야만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그 치열한 '쩐의 전쟁'의 현장으로 들어가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영풍그룹의 알짜 회사 고려아연을 두고 장형진 고문을 중심으로 한 장씨 일가와 최윤범 회장의 최씨 일가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취득 경쟁이 활발한 가운데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씨와 최씨 일가 중 어느 편이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열리는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장 고문과 최 회장 모두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주총 전 열리는 이사회에서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면 양측의 갈등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기 전, 이사회에서 장 고문과 최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열기 전, 이사회에서 장 고문과 최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그러나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 상정이 무산되고 최씨 일가가 이사회 장악에 나선다면 장씨 일가도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로 이사진을 교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양측 모두 우호 지분을 끌어모으며 지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표 대결의 향방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 2020년부터 지분 경쟁 시작…23년 장 마감일까지 지분 긁어모은 장씨 집안

2020년 초 고려아연 주식을 매도하던 영풍은 연말이 되자 돌연 태도를 바꾸고 장 고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0만8100주를 매입했다. 이로 인해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27.49%(518만6797주)로 늘어났다.

영풍의 지분율이 30%에 달하자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우군 확보에 나섰다. 7868억원에 해당하는 지분 6.02%를 처분하고 LG화학, 한화와 주식 맞교환 용도로 활용했다. 나머지 주식은 트라피구라,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등 투자를 유치하는 데 쓰였다.

그러자 영풍도 다시 본격적으로 고려아연 지분 매집에 돌격했다. 장씨 일가는 작년 한 해 동안 약 2000억원 규모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다. 계열사 에이치씨를 통해 860억원 주식을 매입했으며 테라닉스, 코리아써키트, 시그네틱스, 영풍전자 등을 통해 지분을 끌어모았다.

특히 씨케이를 통해선 작년 마지막 거래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다. 장씨 일가는 올해에도 지분 매집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장 회장의 조카인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장내에서 234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재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32%로 최씨 일가(15%)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와 한화 등의 우호지분을 고려하면 최씨 일가 측 지분도 3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영풍 그룹 '알짜' 고려아연, 올해 전망도 긍정적

70년 동맹의 역사는 고(故) 최기호·장병희 공동 창업자가 영풍기업사를 설립한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은 장 창업주의 차남인 장형진 회장이, 1974년 영풍 계열로 설립돼 온산제련소를 운영하는 고려아연은 최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두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작년 3분기 기준 영풍의 누적 영업손실은 597억원인 반면 고려아연은 영업이익 4619억원을 달성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65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선 소폭 줄었으나, 작년 4분기부터 금속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고 올해는 동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도 전망된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연 광산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아연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안정화된 상태"라며 "본업의 실적 정상화와 올해 증익에 대한 가시성이 매우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3세 경영으로 분열된 70년 동맹, 고려아연의 향방은?

70년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을 이어오던 고려아연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 3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최씨 일가는 영풍그룹으로부터 고려아연의 계열 분리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에선 당장의 계열 분리보다는 최씨 일가의 경영권 강화에 무게를 둔다. 그룹 내 '알짜' 회사인 고려아연의 계열분리를 장씨 일가가 승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정거래법도 걸림돌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를 위해선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비중을 상호 3%미만(상장사 기준)으로 낮춰야 한다. 이에 통상 대주주들이 합의해 서로 지분을 맞교환 형식으로 계열 분리가 진행될 때가 많다. 맞교환에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보유한 지분이 3% 미만이 되도록 매입하는데 자금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최씨 일가는 작년 100억원대 지분 확보 당시 대출을 실행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그런 상황에서 장씨 일가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쏟을 여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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