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4차 임금교섭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차기 교섭까지 진전이 없다면 교섭 결렬과 단체행동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전날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4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노사는 지난달 16일 1차 본교섭을 시작했다.
올해 노사 임금협상은 지난해와 병합해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위원과 직원 투표로 선출하는 근로자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를 구성해 임금인상률 등을 정한다. 노조 공동교섭단이 매년 진행하는 임금 협상과는 별개다.
지난해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평균 임금 인상률을 4.1%로 정했다. 그러나 노조 공동교섭단이 이에 반발해 쟁의 조정권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대표교섭권을 확보한 전삼노는 지난해 9월 임금 협상을 재개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해 올해 병합해 교섭을 진행 중이다.
전삼노는 앞서 진행한 사측과의 교섭에서 격려금 200% 지급, 성과급 지급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전삼노는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4차 본교섭 결과와 관련 "사측은 교섭안 없이 빈손으로 교섭에 임했고, 여전히 교섭을 해태하며 지연시키고 있다"며 "다음 주 교섭까지 교섭안이 없을 시 교섭은 결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당초 다음 달 15일까지 협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로 본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교섭 결렬 선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조합 쟁의대책 위원회를 발동했다며 '단체행동'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최근 격려금 지급 등에 대해 노사 간 갈등이 커지면서 교섭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성과급 기준인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해 공고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것으로, 목표달성장려금(TA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최대치인 연봉의 50%, TV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연봉의 43%로 결정됐다. 작년 7%를 받았던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의 올해 OPI 지급률은 12%로 책정됐다.
반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OPI 지급률 0%로 결정됐다. DS 사업부는 지난해 초 OPI로 연봉의 50%를 받는 등 그동안 거의 매년 연초에 연봉의 50%가량을 성과급으로 받아왔지만, 반도체 사업의 역대급 실적 부진으로 올해 빈 봉투를 받게 됐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직원들에게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DS 사업부 내 직원들 사이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달 31일 경계현 DS 부문 대표이사(사장)에 이어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부회장)에게 노조 측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200% 격려금 지급 △OPI 지급 기준 변경 △노조와 대표이사의 정기 미팅 요구 등이 포함된 것을 알려졌다.
사측은 격려금 지급과 OPI 지급 기준 변경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임금교섭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노조 가입자 수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삼노 가입자 수는 이날 정오 기준 1만7001명으로, 전체 직원(12만4000여명)의 약 14% 수준이다. 임금 본교섭 직전인 지난달 9일 1만891명(전체 직원의 약 8%)이었지만, SK하이닉스의 격려금 발표와 경계현 사장의 격려금 미지급 방침 등이 알려지며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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