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한강에 독극물 방류...영화 '괴물'의 탄생 [그해의 날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2000년 2월 9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미국 육군 제8군 기지 영안실의 부소장이었던 미국 육군 민간부 군무원 11등급의 앨버트. L. 맥팔랜드(Albert L. McFarland)는 부하 직원에게 독성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버리라고 명령했다.

명령을 받은 군무원이 "서울의 주요 식수원인 한강에 암과 출산 장애를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그대로 버릴 순 없다"고 거부하자 맥팔랜드는 욕설과 함께 "내가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너 바보 아니냐?"라며 강압했다.

결국 해당 군무원은 시체 방부 처리용으로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를 영안실 싱크대를 통해 하수구에 버렸고, 약품 처리 후 구토와 메스꺼움 등으로 3주간 병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 이 문제가 꺼림칙했던 군무원은 3개월이 지난 후 미군 상부에 무단 방류 사실을 보고했으나, 미국 상부는 '물에 희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군무원은 녹색연합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했고, 녹색연합은 2000년 7월 13일 "주한미군이 2000년 2월 9일 용산 부대 영안실에서 시체를 방부 처리하는 데 쓰이는 포르말린(포름알데히드 35∼37% 수용액) 475㎖ 480병(20상자)을 정화 처리하지 않은 채 한강에 무단 방류했다"고 폭로했다.

이른바 '맥팔랜드 사건'으로, 당시 군무원의 제보로 미군의 포름알데히드 무단 방류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맥팔랜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내세워 한국에서 재판받기를 거부하다, 결국 사건 폭로 5년 만인 2005년에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2006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한강에 포르말린이 무단 방류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봉 감독은 "고질라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에서 만들어졌듯, 괴물은 맥팔랜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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