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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전쟁] 한미약품, '모녀 VS 형제' 대전…'키맨'은 신동국


모녀의 선제 공격에 두 형제 방어전 나서
캐스팅보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결코 나누지 못하는 것이 있다. 형제와 자매는 말 할 필요도 없다.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모두가 갖기를 원하지만 오직 한 명의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그것, 바로 경영권이다. 지금도 수많은 상장사에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상대방보다 1주라도 많은 주식(의결권)을 확보해야만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그 치열한 '쩐의 전쟁'의 현장으로 들어가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잠재돼 있던 한미약품 그룹의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이 OCI그룹이라는 외부변수의 등장으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는 쪽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다. 공식적인 대변 창구는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다.

이들 모녀의 대척점엔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가 있다. 대외적인 소통 창구는 임종윤 사장 소유의 상장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다.

경영권 분쟁의 씨앗은 양측의 갈등과 함께 상속세 납부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이 작고한 이후 송 회장과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남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았다. 상속세는 약 5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과 자녀들은 이후 3년간 세금을 납부해 왔지만 아직까지 2000억원 가량 남았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그의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오른쪽).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그의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오른쪽).

◇ 송영숙 회장 모녀, OCI그룹과 통합 카드로 상속세·후계구도 정리 시도

본격적인 분쟁은 지난 1월 12일 한미약품그룹이 돌연 현물출자·3자배정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OCI그룹과 그룹 간 통합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계약의 골자는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구주·현물출자 18.6%, 신주 8.4%)를 7703억원에 매수하고,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는 내용이다. 송 회장은 OCI에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 대부분을 넘기고 현금 약 2500억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지주사의 최대주주는 임주현 사장(지분 8.6%)이 되지만, OCI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율이 25.7%다. 실질적인 지배는 OCI그룹인 셈이다. 다만 경영은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 회장이 각각 한미약품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과 OCI그룹의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맡기로 했다.

OCI홀딩스는 이사회를 두 그룹이 동수로 선임한 이사들로 구성하고 이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영 분리의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양사 간의 거래 발표 이후 즉각 반발했다.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은 1월 17일 공동으로 수원지방법원에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송 회장(11.66%)·임주현 사장(10.20%) 모녀와 임종윤 사장(9.91%)·임종훈 사장(10.56%) 형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각각 21.86%와 20.47%로 큰 차이가 없다.

표 대결로 갈 경우,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오랜 고향후배로 알려졌다.

◇ 2020년 임성기 회장 작고 후 3년만에 터진 고름

임종윤 사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미약품그룹의 유력한 후계자였다. 2020년 8월 임성기 회장 유고 이후 송 회장과 임 사장이 2020년 9월부터 각자대표 체제로 한미사이언스를 이끌었다.

갈등이 표면화된 시점은 2022년이다. 임종윤 사장은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명단에서 제외됐다.

송 회장은 지난해 7월 장녀인 임주현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실상 후계구도의 방향을 틀었다.

임종윤 사장은 바이오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개인회사인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코리그룹을 운영하는 등 외부에서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 가현문화재단 보유 지분 처분 적법성도 변수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달 15일 주식양수도 계약당사자 변경 정정 공시를 통해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36만3613주(4.9%)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기존에 포함됐던 임주현 사장의 두 자녀는 명단에서 빠졌다. 정기주총시 의결권 대결 가능성까지 열어둔 우호지분 확보 조치로 풀이된다.

가현문화재단은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2년 한미약품그룹에서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송 회장이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DXVX를 통해 “가현문화재단은 선대 임성기 회장 작고 이후, 가족간의 합의에 의해서 상속재산의 일부를 재단에 공동 출연한 것”이라며 “최근 한미-OCI 거래에 가현문화재단의 자산을 매각하는데 있어, 가족간의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주주총회 등에서 의결권에 사용되는 것은 문제”라며 “민법에 근거해 재단법인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해태할 경우 법인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으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송 회장 측은 지난 해에 자산매각에 대한 이사회 의결과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마쳐 위법 사항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OCI그룹, 한미약품의 무엇에 주목했나?

한미약품그룹의 핵심 가치는 한미약품의 안정적인 제약 사업과 신약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2024년 한미약품 주가의 열쇠는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모멘텀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비만약이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비만 적응증 국내 임상 3상이 작년말 시작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미 후기 임상에서 안전성, 유효성이 이미 일부 확인됐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한 해당 약물은 한미제약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만 임상 3상은 최대 매주 10mg 용량까지 진행되는 만큼 7%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향후 가격 경쟁력과 아시아인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국내 점유율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기존의 트리플 아고니스트(Triple Agonist)와 장기 지속형 플랫폼과 구성이 다른 삼중작용제(GLP-1·GIP·Glucacon agonist)를 비만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올해 6월 예정된 미국 당뇨학회에서 해당 파이프라인의 전임상 결과 공개가 예정됐으며, 연내 임상 1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MASH(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치료제의 임상 진행 사항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MASH 파이프라인 가치 부각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1분기 첫 MASH 치료제(마드리갈의 레스메티롬)의 허가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허가 획득 시 그간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의료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높았던 MASH 시장 특성 상 후속 개발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자체 글로벌 2b상 진행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보유, 잠재적 기술이전 가능성 역시 높다”며 “또한 GLP/GCG agonist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글로벌 임상 2b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이 작년 4분기 중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며 임상 2b상 중간 결과 확인 기대감이 크다.

또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20년 8월 미국 Merck(MSD)에게 기술과 판권 이전을 했으며 2025년 하반기 결과를 기대한다. 현재 총 계약 규모 8700억원의 40%를 실적에 반영했으며 출시 후 판매 로얄티도 기대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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