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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쏠림으로 저축은행 건설업 연체 30%까지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에 14곳 부동산 연체율 15% 돌파
79곳 중 33곳이 총여신 중 부동산 절반 운용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고금리 장기화로 저축은행 곳곳에 부실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그간 부동산 관련 대출에 치중한 영업 행태가 문제를 키운 것으로 해석한다.

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15%를 넘긴 곳은 총 14곳이다. 건설업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5%를 넘긴 곳은 각각 9곳, 6곳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부동산 업종별 연체율 15% 초과 업체 수 [자료=각사 공시]
2023년 3분기 기준 부동산 업종별 연체율 15% 초과 업체 수 [자료=각사 공시]

이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안국저축은행의 건설업 대출(30.4%)이다. 부동산 PF 대출과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22.3%, 18.0%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인 올해 상반기 안국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별 연체율은 △부동산 PF 11.4% △건설업 19.9% △부동산업 13.4%였다. 한 분기 만에 △부동산 PF 10.9%포인트(p) △건설업 10.5%p △부동산업 4.6%p씩 급격히 악화했다.

부동산 대출에 치중한 탓에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1년 만에 연체율은 4.5%에서 13.3%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21%에서 9.86%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올해 3분기 안국저축은행의 총여신 중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3%다.

문제는 부동산 대출에 치중한 영업 행태가 업계에 만연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여신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45%를 넘은 곳은 79개 저축은행 중 33곳이다.

많은 저축은행이 비교적 조달 금리가 낮았을 때 위험 대비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대출을 늘렸다. 이런 쏠림 현상은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위험을 더 키웠다.

실제로 부실 징후가 업계 곳곳에 나타났다. 스카이저축은행은 건설·부동산업 관련 정상 여신이 전무하고, 상상인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푸른저축은행 등은 부동산 관련 정상 여신보다 요주의 이하 여신이 많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HB저축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28.9%, 27.7%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말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업 등에 대출이 쏠리면 예금취급기관의 건전성이 부동산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영향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 업종 연체율의 상승 폭이 최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브릿지론 비중이 58%로 상당한 점도 위험 요소다. 브릿지론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을 신청하면서 가장 취약한 지점으로 부상했다. 신용평가업계는 태영건설 위험이 부각하기 전부터 고금리 장기화가 계속되면 브릿지론의 30~50%가량이 실제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저축은행의 부동산 여신 산정이 실 차주 기준으로 변경되며 부동산 관련 비중이 상승해 감독 규정을 넘기는 곳이 등장했다"면서도 "그전부터 한도를 꽉 채워 운용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규정 한도에 비해 여유 있게 관리를 해왔으면 지금처럼 한도를 넘기지 않았을 거라고 설명했다.

상호저축은행업법 감독규정상 저축은행의 부동산업, 건설업, 부동산 PF 대출의 합이 전체 여신의 50%를 넘지 못한다. 부동산업 쏠림 현상을 방지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부동산 여신 산정을 실 차주 기준으로 변경하고, 규정 한도에 적합하도록 유예기간을 2년 부여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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