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화재 감시하는 저를 소개합니다. 저는 55X68X110cm 크기로 몸무게는 85kg입니다. 주행속도는 시속 5km 정도입니다. 완충하면 8시간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무인 순찰이 가능합니다. 경로 설정은 물론 자율주행 충돌회피도 할 수 있죠. 화재·과열 등을 진단하고 초기화재를 자동 진압할 수 있습니다.
이미 포스코 등 몇몇 공장에도 이미 실치돼 작동하고 있습니다.”
매섭고, 날카로운 바람에도 전통시장은 문을 열었다. 21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에 특별한 ‘무엇’이 나타났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
두꺼운 옷에, 목도리에, 장갑까지 중무장해도 차가운 바람은 피할 수 없었다. ‘북극 한파’에도 남구로시장에는 상인과 손님들로 붐볐다.
시장 한쪽에는 영화 ‘월-E’를 닮은 로봇 2대가 버티고 서 있었다. 화재순찰로봇이다. 2대가 한 조로 움직인다. 한 대는 매서운 카메라로 감시하고, 다른 한 대는 소화기 등을 갖춰 화재를 초동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앞으로 2대의 기능을 하나로 합치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심야시간대 전통시장 화재감시에서 초기 화재진압, 대피 안내까지 수행할 수 있는 화재순찰로봇을 시범운영 중이다. 전통시장은 최근 낡은 시설을 보수하고 있긴 한데 여전히 미로 같은 길, 촘촘한 상점 등으로 화재의 위험이 큰 곳 중 하나이다.
화재를 미리 감시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시범운영은 국내 지능형 화재감시로봇 전문업체로부터 지원받아 시범운영에 참여를 희망한 4개 전통시장(광장시장, 마장축산시장, 남구로시장, 까치산시장)에 배치,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시연은 참석한 이들이 많아 직접 이동하는 것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가 설명을 하는 중에도 화재순찰로봇의 카메라 눈이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기능을 보여줬다.
화재순찰로봇은 심야시간대에 해당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화재감시 등 실시간 순찰한다. 화재이상 현상이 감지되면 야간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로봇에 탑재된 친환경 소화약제로 초기 소화도 가능하다.
자율주행과 대피경로 분석기술을 활용해 순찰 중 피난 장애 요인 등을 스스로 분석 후 불이 났을 때 최적의 피난 경로를 안내해 주는 기능도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남구로시장 시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문헌일 구로구청장, 상인과 시민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련 통계를 보면 최근 5년 동안(2018~2022년) 서울지역 전통시장 화재는 총 140건으로 758여억원의 재산피해와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화재관리 시설을 확충하고 감지기 등 소방시설을 확충할 것”이라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화재순찰로봇은 앞으로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이며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혁신으로 화재로부터 24시간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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