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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2023 결산⑤] 토종 OTT 생존 위기…티빙·웨이브 합병 급물살


넷플릭스 3분기 가입자 급증…국내 OTT 영업손실 56~224% 증가
티빙 광고요금제·웨이브 '넷옆웨' 마케팅·왓챠 웹툰 등 활로 모색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본격화…'MAU 900만' 거대 토종 OTT 탄생 임박

[아이뉴스24 박소희,서효빈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적자의 늪에 빠졌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공세와 제작비 부담 탓이다. 광고 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변수로 떠올랐다. 합병이 성사되면 월간 사용자 900만명에 달하는 거대 토종 OTT가 탄생해 넷플릭스와 붙어볼 만하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계기로 토종 OTT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상단부터) 티빙, 웨이브, 왓챠 로고. [사진=각사]
(상단부터) 티빙, 웨이브, 왓챠 로고. [사진=각사]

◇넷플릭스 독주에 토종 OTT 입지 '흔들'

국내외 OTT업계 굳건한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가입자는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85억4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 늘어난 19억1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역시 1137만명으로 집계돼 국내에서도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반면 국내 토종 OTT의 영업 손실은 더욱 커졌다. 티빙, 웨이브, 왓챠는 지난해 각각 1192억원, 1217억원, 55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56%, 218%, 224% 증가한 수치다. 왓챠의 경우 4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이용자 지표도 하락세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MAU는 티빙 494만명, 웨이브 399만명, 왓챠는 53만8527명이다. 지난 1월 대비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4.05%, 0.64%의 하락세를 보였고, 왓챠는 34% 감소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OTT 시장은 포화에 가까워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과거보다 대폭 상승한 제작비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열린 국제 OTT 세미나에서 국무총리 산하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융발위) 위원인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넷플릭스와 웨이브의 제작비 차이가 77배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전 세계 약 2억3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와 국내 가입자 300만명(추산)을 가진 웨이브가 5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가정하면 구독자 1인당 제작비는 각각 217원, 1만6667원으로 차이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티빙 광고요금제·웨이브 '넷옆웨' 마케팅·왓챠 웹툰…각양각색 활로 개척

늘어나는 제작·투자비 부담에 국내 OTT업계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모색 중이다. 국내 MAU 1위를 기록 중인 티빙은 내년 1분기 국내 OTT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다. 앞서 넷플릭스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작년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으며, 이듬해인 올해 국내에도 적용됐다. 지난 3분기 광고요금제 가입자 수가 전분기 대비 약 70% 증가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티빙은 또 이달 1일부터는 기존 제공하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면 무료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생중계'에 집중하며 국내 MAU 2위로 올라선 점을 참고한 전략이라는 풀이다.

웨이브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요즘 넷플 말고 뭐봄?',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문구를 '밈(meme)'처럼 사용하며 '넷옆웨(넷플릭스 옆 웨이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복수 OTT를 동시에 이용하는 '다중구독'을 선호하는 현 세대 트렌드를 이용, 캠페인 직후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가 76만명을 기록하며 국내 OTT 2위로 올라서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왓챠는 웹툰 사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작년 10월 '왓챠 웹툰'을 출시하고 기존 구독자에게 묶음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난 8월부터는 비구독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왓챠는 복수의 웹툰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파트너십 제휴를 추진하는 등 웹툰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본격화…'MAU 900만' 토종 공룡 OTT 탄생할까

국내 OTT 티빙·웨이브의 합병 여부는 내년 최대 관심사다. 최근 티빙·웨이브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기준 티빙은 494만명, 웨이브는 399만명의 MAU를 기록하며 각각 국내 OTT 3·4위에 오른 바 있다. 단순 합산으로도 MAU 893만 명에 이르는 '대형 토종 OTT'가 탄생, 동기간 1141만명의 MAU를 기록한 넷플릭스에 대적할 만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 기준으로는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DAU는 티빙이 119만명, 웨이브가 104만명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합산 시 223만명으로 동기간 평균 273만명의 DAU를 기록한 넷플릭스에 근접한다.

양측은 "합병을 위한 본격적 논의에 합의한 것"이라면서 구체적 현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합병 논의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복잡한 지분구조에 대한 해결, 웨이브의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부담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이 과제로 남았다. 공정위 심사의 경우 OTT 사업자는 부가사업자로 분류돼 독과점 논란을 빗겨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정부 역시 토종 OTT 합병에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18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 OTT 업체가 워낙 열악한 현 시점에선 경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면서 “합쳐서 생존한 뒤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독과점 문제가 불거진다면 그때 시장에 개입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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