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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금 그곳은] 치아 치료하면서 웃음짓는 곳…'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좋은 모델 될 수 있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해 여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거동이 불편해졌습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 밥도 잘 못 먹고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쪽방촌에 치과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너무 겁이 나 마취주사를 맞은 채 집으로 가버렸어요.

치과 선생님들이 전화도 하시고 그랬는데 그날은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며칠 지나서 동네에서 선생님들과 딱 마주쳤고, 절 붙잡고 꼭 다시 오라고 하신 말씀에 용기를 내서 다시 치과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열심히 치료받았고, 임플란트도 했습니다."(쪽방주민 A씨)

"치료를 받는 주민들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 하세요. 대추 세 알, 삶은 옥수수, 상추, 가지 등을 넘치게 주세요. 정말 정겹고 기억에 많이 남아요!"(치과위생사 C씨)

쪽방주민이 치과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시]
쪽방주민이 치과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시]

쪽방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치아 치료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치아 치료를 받고 웃음짓는 이들이 많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쪽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한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총 753명(연인원)을 진료했고 주민의 72%가 만족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전국 최초의 쪽방주민을 위한 무료 치과 진료소이다. 서울시, 우리금융미래재단, 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가 3자 협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다.

14일 돈의동쪽방상담소에서는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1주년 성과 보고회’가 열렸다. 2022년 12월 1일 첫 진료를 시작으로 1년이 됐고 그 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사업 확대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보고회를 개최하게 됐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장광익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조상연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장(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 이사) 등이 참석해 지난 1년간 치과진료 실적, 쪽방주민 치과진료 실태조사 결과와 주민의 치료 소감 등을 공유한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는 총 123회(일) 진료를 실시했다. 총 753명(연인원)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진료소 내 파노라마(x-ray)까지 설치해 정밀한 진단을 요하는 임플란트(2건)와 틀니(45건)까지 적극 치료할 수 있었다.

구체적 진료 내용은 총 935건이었는데 임플란트 2건, 틀니 45건, 고정성 보철 1건, 치주치료 142건, 신경치료 79건, 충전치료 109건, 예방 처치 128건, 기본진료 229건 등 이외의 다양한 진료도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에는 그 동안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에서 치과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하거나 자신 있게 웃을 수 있게 된 주민이 치료 경험과 소감을 발표하는 순서도 있었다.

지난 10~11월에 실시된 쪽방주민 치과진료 실태조사(391명) 결과, 쪽방 주민들은 65세 이상 서울시민들과 비교해서 구강건강이 좋지 못하며, 경제적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쪽방주민 중 65세 이상 서울시민에 비해 구강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람은 2.5배, 씹기가 불편하다는 사람은 1.8배, 경제적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지 못한 사람은 10.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에서 진료 받은 주민의 72%가 만족했고 그 이유로는 진료비 무료(29%)를 비롯해 △자세한 설명(28%) △가까이 있음(20%)으로 확인됐다.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입구. [사진=서울시]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 입구. [사진=서울시]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한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사단법인 행동하는의사회 회원)는 “쪽방주민들은 치아가 없는 분들이 많기에 씹을 수 있는 보철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등 치과인력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철치료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일상적이고 쉽게 주민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가까이에 있는 ‘우리동네구강관리센터’가 매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세훈 시장은 “쪽방주민 무료치과진료사업은 철저하게 주민의 수요와 생활 특성을 반영하여 기획하고, 두 협약기관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며 기초부터 튼튼하게 세워 온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소외된 시민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 ‘마음을 북돋고, 활짝 웃게 하는 복지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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