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하반기 들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뜨거웠던 청약 시장 열기가 주춤하는 가운데서도 분양가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수요자들의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지만, 공사원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현실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운 배경이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787가구 모집에 1만3280명이 신청해 16.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비슷한 위치에서 분양한 '래미안 라그란데'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79.11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해 경쟁률이 급감했다. 지난 4월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몰려 약 51.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의 분양가는 3.3㎡당(평당) 2930만원으로 전용면적 84㎡는 9억6000만~9억7600만원대에 형성된 바 있다. 래미안 라그란데의 평당 분양가는 3285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10억7800만~10억9900만원이었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평당 분양가는 3550만원으로 전용 84㎡ 타입별 최고가 기준 12억599만~12억1284만원(테라스하우스 3단지 제외)이었다. 4개월 사이에 1억원 이상 올랐는데 이후 2달 사이에 2억원가량 뛴 셈이다.
최근 청약 경쟁률 감소 원인으로는 고분양가가 꼽힌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의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서울의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215만5200원으로 전월(3200만100원) 대비 0.48%, 전년 동월(2805만9900원) 대비 14.6% 올랐다. 경기도의 경우도 지난달 기준 3.3㎡당 1953만2700원으로 전년 동월(1728만2199원)과 비교해 13.03% 상승했다.
저조한 청약 경쟁률에도 분양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9월 기준 152.76(잠정치)으로 전년 동월(147.31) 대비 약 3.7%가량 증가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업계에서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공사비"라며 "공사비가 엄청나게 증가했고 이미 진행하고 있는 현장에서도 공사비 분쟁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시공사 수익이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높아졌더라도 순익이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최근 대지비 비중이 높아지는 점도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아파트 분양가 중 대지비 비중이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비 비중은 지난 7월 40%까지 올랐다가 8월에는 30%, 9월 34%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6월과 7월 대지비 비중이 각각 55%, 49%를 차지했는데 8월에 들어 40%로 하락했다. 이후 9월(50%)과 10월(56%)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공사비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 대지비 비중이 늘어난 것도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가는 대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된다. 대지비, 즉 땅값이 오르는 가운데 분양가에서 대지비 비율도 증가하면서 쉽게 낮추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전에는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여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는데 이제 강남 3구 또는 일부 택지지구 등에만 분상제가 적용되는 부분도 일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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