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이 공격적인 투자로 세계 차량용 반도체 1위 수성에 나선다. 생산공장 건설, 인수·합병(M&A)으로 탄화규소(SiC)나 질화칼륨(GaN) 기반의 전력 반도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보쉬, NXP와 함께 대만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건설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에 투자한다. 인피니언, 보쉬, NXP 3개 회사는 TSMC가 드레스덴 공장을 위해 설립한 유럽반도체제조회사(ESMC)에 지분투자를 통해 지분 10%씩을 가진다.
ESMC의 지분 70%를 보유한 TSMC가 35억 유로(약 4조9000억원), 인피니언·보쉬·NXP가 총 15억 유로(약 2조1000억원)를 출자한다. 인피니언은 이곳에서 생산될 반도체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인피니언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쿨림 공장 투자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5년 동안 50억 유로(약 7조400억원) 추가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8인치 SiC 반도체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2월 발표된 20억 유로(약 2조8000억원) 투자에 이은 추가 투자다. 인피니언은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70억 유로(약 9조2000억원) SiC 반도체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SiC나 GaN 기반 반도체는 실리콘 기반의 전력반도체 대비 고온·고전압 내구성, 전력효율 등이 뛰어나다.
요흔 하나벡 인피니언 최고경영자(CEO)는 "SiC 반도체 시장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고전력 전기차 충전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피니언은 생산능력, 기술력을 통해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피니언은 M&A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캐나다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GaN시스템즈를 8억3000만 달러(약 1조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M&A를 통해 450명의 GaN 반도체 전문가와 350개 이상의 GaN 특허 제품군을 확보했다.
이같이 인피니언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1%p차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다. 생산량과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사에 바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지난해 600억 달러(약 84조6000억원)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12.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NXP, 르네사스도 10% 초반대 점유율로 인피니언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하나벡 인피니언 CEO는 "GaN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데 유용하다"며 "GaN시스템즈 인수를 통해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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