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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인으로 서킷 고속 질주…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건국대·KAIST·인하대 3개팀 동시 출발 추월·회피 반복 끝 '건국대 최종 우승'
2.7km 코스 10바퀴 돌며 경쟁차 추월·회피 경쟁…기술 난이도 대폭 높아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대학생들의 자율주행 알고리즘 기술을 봤을 때 전문가를 100으로 보면 개인적으로 60~70% 수준은 되지 않을까 싶다. 서킷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 이상의 차가 동시적으로 레이싱하는 것은 굉장한 도전이었는데, 차량 추월 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서킷 레이싱을 위해 참가 차량이 출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서킷 레이싱을 위해 참가 차량이 출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성낙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상무는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참가한 대학생들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감탄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챌린지'는 국내 대학생들의 기술 연구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국내 최대 규모로,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2년마다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 자율주행 챌린지는 세계 최초로 양산차 기반의 서킷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로 개최된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5월 모집 공고 이후 총 9개 대학 16개팀이 지원한 가운데 6개팀이 서류·발표·현장심사를 걸쳐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진출한 팀에게는 각각 '아이오닉 5' 1대와 연구비 최대 5000만원이 지급됐다. 차량은 자율주행시스템 구동을 위한 개조 작업을 거쳐 각 팀에 제공됐다.

전날 예선전을 통해 이날 레이싱에는 △건국대 AutoKU-R △인하대 AIM △카이스트 EureCar-R 등 3개 팀이 최종 참여했다. 실제 레이싱 경기와 같이 3대의 자율주행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2.7km의 용인 스피드웨이 좌측 코스 총 10바퀴를 돌며 누가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는 지를 겨뤘다.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 참가한 건국대 AutoKU-R팀의 자율주행 차량. [사진=김종성 기자]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 참가한 건국대 AutoKU-R팀의 자율주행 차량. [사진=김종성 기자]

예선전을 통해 랩타임이 빠른 순서대로 참가 차량의 출발선상 위치를 배정하는 등 실제 레이싱 대회의 규정을 똑같이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다수 차량의 동시 고속 자율주행이라는 전례 없는 대회인 만큼 모든 참가 차량은 서킷에 오르기 전 자율주행 기본 성능을 점검하는 별도 절차를 거쳤다. 장애물 회피와 주차 위치 준수 시나리오 등을 완벽하게 수행한 차량만이 최종 참가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날 경주에서는 3대 차량이 추월과 회피를 반복하며 실제 레이싱 대회를 방불케 하는 명장면들이 대거 연출됐다. 경기를 시작하고 건국대 팀이 시종일관 선두를 유지하며 2위 KAIST팀과 격차를 벌렸고, 10번째 마지막 바퀴에는 거의 한 바퀴를 따라잡는 실력을 뽐냈다. 인하대팀은 아쉽지만 주행 중 트랙을 이탈하며 경주를 완주하지는 못했다.

각 차량은 아이오닉 5의 최고 속도인 시속 180km 이상까지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건국대 팀은 이날 안전 등을 고려해 최대 시속 130km까지만 설정해 주행했다. 각 차량들은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코너링을 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서킷 주행 내내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진짜 잘 간다", "레이싱 드라이버처럼 코너링하는데?"라며 감탄이 쏟아졌다.

참가팀은 각자 연구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등 센서류를 최적의 위치에 설치해 자율주행차를 제작했다. 이후 3차례의 연습 주행을 통해 고속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을 고도화했다.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행사장에서 참가자가 차량의 장비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행사장에서 참가자가 차량의 장비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이 과정에서 현대차·기아 연구원들이 직접 자율주행 차량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수 차례 열린 기술 교류회와 세미나를 통해 참가팀에게 차량 교육, 하드웨어 개조 및 점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개발 가이드를 제공했다.

이날 경주에서는 건국대 AutoKU-R팀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KAIST EureCar-R팀이 2등, 인하대 AIM팀이 3등을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건국대 AutoKU-R팀에게는 상금 1억원과 함께 미국 견학 기회가 제공됐다. 2등팀은 상금 3000만원원과 싱가포르 견학 기회, 3등팀은 상금 1000만원이 주어졌다. 현대차그룹은 1~3위 수상팀에게 추후 서류 전형 면제 등 채용 특전을 제공할 예정이다.

성낙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상무가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성낙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상무가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현대차·기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용화 사장은 "이번 대회는 기존 대회와 달리 고속에서의 인지·판단·제어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대회를 통해 선행 기술 경연의 장을 마련하여 앞으로 여러 대학이 선도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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