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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장 폐지' 앞둔 도시바 몰락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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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의 대표 반도체·전자 기업인 도시바가 오는 12월 상장 폐지된다. 74년에 걸친 상장기업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1875년 장비제조업체로 시작한 도시바는 △냉장고·세탁기(1930년) △자동전기밥솥(1955년) △컬러TV(1960년) 등을 일본 시장에서 처음 출시한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1977년 4Kb 용량의 '시모스 램' 개발했고, 1980년 'NOR형 메모리'를 상용화해 플래시 메모리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1985년에는 업계 처음으로 휴대용 노트북PC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1986년에는 '낸드(NAND)형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다양한 신제품과 탄탄한 기술력으로 '혁신의 아이콘'이였던 도시바는 2000년대 들어

디지털 후발 주자로 전락했다. △회계 부정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손실 등 굵직한 악재와 외부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경영진의 판단 착오 탓이다. 경영 위기로 △메모리 사업부(2017년) △의료기기 사업부(2017년) △PC 사업부(2018년) 등 알짜사업을 연이어 매각하며 위축됐다.

도시바의 몰락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LG전자를 제치고 국내 가전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위니아전자(옛 대우전자)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탱크주의' 슬로건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던 위니아전자는 최근 심각한 경영난과 임금체불 사태로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여러 기업에 사고 팔리며 그 과정에서 '대우'라는 타이틀이 사라지는 등 옛 모습을 사라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해온 삼성·LG전자와 달리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몰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도시바와 위니아전자 두 회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은 거창하지 않다. 혁신 없이 현실에 안주하고,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간단한 법칙이다.

세상에 영원한 1위는 없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해 국내 전자업체들은 현재 스마트폰, 반도체, TV·가전 등의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의 추격과 애플, TSMC 등 선두 업체들과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재편,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동지역 갈등 등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전자업계가 도시바·위니아전자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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