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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특사' 수락한 국힘…줘도 싫다는 '이준석·홍준표'


"고춧가루"·"과하지욕"…수혜에도 '불편'
"李 선택에 달려"…계속되는 '분열 리스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민의힘이 2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인요한 혁신위'의 1호 안건인 '이준석·홍준표 대사면'을 확정했다. 김기현 지도부가 당내 통합을 위해 '인요한 특사'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상자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사실상 '줘도 싫다'는 반응으로 불협화음을 이어가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 험지론' 압박도 시작하면서 여권의 '분열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혁신위 적극 수용" vs "수모 잊지 않겠다"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 홍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당대표 비서실장 4명의 '징계 취소'를 의결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성접대 증거인멸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공개 비판(양두구육 발언) 등을 사유로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으며,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10개월간 당원권이 정지됐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윤리위의 징계 결정도 존중돼야 마땅하나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화합 제안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혁신위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 혁신의 진정성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의결 취지를 설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혁신위는 출범 이후 첫 안건으로 '대사면'을 추진하며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에게 적극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홍 시장의 '사면' 용어 비판을 수용하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수혜받은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바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징계 취소 직후 SNS에서 친윤(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의 인재영입위원장 임명을 두고 "폭죽을 터뜨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는 격"이라며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도 SNS에서 "과하지욕(跨下之辱)의 수모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전날(1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만나는 등 '탈당·창당'을 암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항상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 자문을 구하고 상의드리는 분이니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행동'이 탈당을 암시한다는 분석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에게 11월 행동(탈당)을 주문했을 것"이라며 "(이준석 탈당은) 거의 확정됐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여당 내에서는 '특사'를 통해 당이 먼저 화합을 시도한 만큼 이 전 대표의 '독자 행동' 명분이 약해질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인요한 혁신위와 당이 손을 내밀었는데 이 전 대표가 안 받는다면 그건 이 전 대표가 스스로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당으로선 통합 메시지를 충분히 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여당의 사면 확정으로 이제 공은 이 전 대표에게 넘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여당 원외위원장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최근 부산을 떠나 내년 총선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여당 원외위원장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최근 부산을 떠나 내년 총선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불씨 커지는 '중진 험지론'…"일방적 강요" 불만도

그러나 인요한 혁신위가 '대사면' 다음으로 '중진 험지론'을 본격화하면서 당내 갈등의 불씨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인 위원장은 지난 1일 라디오에서 "국회의원이 한 지역구에서 세 번을 하고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라며 '동일 지역구 3선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내 '영남 중진'의 수도권(험지) 출마를 본격 압박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의 지속적인 '중진 험지' 메시지에 여당 내부에서는 불편한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한 영남 지역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나 나오던 '동일 지역구 3선 금지'를 거론했다. 이건 진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며 "너무 일방적인 강요라고 생각한다. 부담이 크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기현 대표의 '서울-김포 통합' 주장도 수도권 이슈 선점을 통해 중진 출마를 독려하는 의도라는 주장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쨌든 중진 험지 강요는 의원 개개인의 출마 자유, 유권자의 선택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도 있다"며 "밀어붙일수록 (중진들의) 현실적 저항이 강해질 텐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과거 '동일 지역구 3선 금지'를 주장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당위성은 있지만 현실적 이유로 야당에서도 매번 좌초됐던 내용이다. 그나마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초을 험지를 선언한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수도권이 대부분인 야권 중진들도 꺼리는데 보다 안전한 환경에 있는 영남 중진들은 더더욱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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