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올해는 개발자를 안 뽑습니다."
게임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채용 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분주했던 개발자 채용 시장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실적 악화가 주 요인이지만 펜데믹 기간의 '개발자 쟁탈전' 후유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매년 진행하던 신입공개채용을 채용전환형 겨울인턴십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직군만을 모집하는 등 이례적으로 모집 규모를 대폭 줄였다.
넷마블이 2011년 법인 설립 이래 공채 모집 직무에 개발진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만 해도 넷마블은 본사와 넷마블네오·넷마블에프엔씨 등 자회사를 통합해 개발·마케팅·기획 등 다양한 직군을 공개채용으로 모집했다.
이는 인건비 부담으로 누적된 적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이번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이던 펜데믹 기간 동안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리며 '개발자 쟁탈전'을 벌인 영향이 채용 시장에도 반영된 것"이라며 "지금은 기존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로 비용을 통제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4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컴투스도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컴투스는 메타버스 서비스 공개 한 달 만에 희망 퇴직을 진행하는 등 오히려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신입 공채를 진행 중이나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해 17개 부문에 걸쳤던 모집 분야가 8개 부문으로 축소됐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8%, 84% 감소한 4332억원, 233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넥슨은 세 자릿수 대규모 채용을 실시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3년 연속 세 자릿수 채용이다. 신작 흥행과 라이브 게임 성과 등 호실적이 바탕이 됐다.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1조888억원, 영업이익 4041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6%, 33%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채용은 피할 수 없다"면서 "다만 하반기 신작을 앞두고 마케팅비도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기존 인력을 대폭 늘리기보단 수시 채용으로 유연하게 인원을 운용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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